#일상
농부(農婦)들의 짧은 휴가....

ㅎ.선녀는 아니랍니다.
많게는 35년, 적게는 30년 전에
돼지띠 나무꾼들한테 옷을 빼앗긴 적은 있었답니다. 
그 이후로 날라 가지도 못하고 나무꾼하고 한집에서 살고 있지요

뭐 그랬답니다.
하지만 지금은 전세가 역전되어 
나무꾼을 휘어잡고 산답니다.
 
다른 사람들은 벌씨로 
휴가가 끝이 났을 텐데 이제사 
짬을 내어 계곡을 찾았습니다.

이 골짜기 저 골짜기에서 
과수농사를 짓는 농부가 많은지라 
과일만큼은 푸짐합니다. 
황도 백도....
이름도 모르는 품종도 있군요

스무 몇 살에 결혼들을 하고 
모두들 열심히 살았습니다. 
어린 애기를 들쳐 업고 농약 치는 줄도 잡아 봤고, 이것저것 닥치는 대로 안 해 본 일이 없답니다.

어느새 나이가 이렇게나 들었는지 의지해서 살고 있는 나무꾼들은 
똑같이 60살이 되었지요. 
젊은 시절에는 세월이란 놈이 그렇게나 더디 가더니 요즘은 돌아서면 또 한 달이 훌쩍 지나갑니다.

옛 속담에는 
"어정 칠월 건들 팔월" 이라 했는데, 과일 농사라는 게 
지금이 제일 바쁜 철입니다. 
다행히 오늘이 토요일이라 
겨우 시간을 만들어 봤습니다

가끔 지난 세월을 돌아보면
꿈만 같습니다. 낯 설고 물 설은 김천으로 시집을 와서는 고생도 많았지만, 착한 남자를 잘 만났고 이렇게 마음 편한 친구들이 
있었기에 지금까지는 잘 살았다는 생각도 듭니다.

불볕더위도 끝이 났을까요?
매미가 유난스럽게도 웁니다
오늘따라 하늘은 물감을 푼 듯 유난히도 파랗고, 표백제를 넣고 세탁을 했는지 뭉게구름은 
눈이 부시게 하얗습니다. 
이제 곧 들녘은 누렇게 물들겠지요

짧은 휴가는 끝이 났습니다
오후에는 또 복숭아를 딴답니다.

문홍연  gcilbonews@daum.net

문홍연  gcilbo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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