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배롱나무 꽃을 좋아 하시는지요?

 지례에 볼 일이 있어 구성면 광명리(기를)를 지나갑니다. ‘기를’ 멀리서 봐도 예사롭지 않은 마을이지요. 풍수가의 이론을 빌리면 '산태극수태극'의 마을이라
큰 인물이 나온다고도 하고, 마을사람들은 풍요롭게 살 수 있는 길지라고도 합니다.

구성면 '기를' 동네는 감천 바로 옆에 있답니다. 제방 길을 천천히 달리면, 동네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기를'은 구성 양파의 집산지이며 인심이 후하기로 소문났습니다. 

멀리서도 배롱나무 꽃이 보입니다.

마침 시간도 있고 해서 승용차의
방향을 틀었습니다. 한낮이라 참으로 덥네요. 잠자리까지 깜박 졸고 있을 정도의 삼복더위에다 따가운 햇볕까지 머리에 이고, 고고하게 서 있는 배롱나무 꽃을 본다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니까요.

이런 날은 한줄기 바람이라도 비켜 가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랬다면 배롱나무가 이리저리 손을 흔들기도 하고 이미 시든 꽃잎들은 하롱하롱 떨어질 텐데요.

안내문을 살펴봅니다
이곳이 성산 여 씨 하회 댁이라더니 나무 하나에도 품격이 느껴집니다. 樹皮(수피)를 보면 군더더기 하나 없는 것이 마치 선비가 목숨을 걸고 상소를 올리는 뭐 그런 결기가 느껴지는 게 여간 예사롭지가 않습니다. 그래서 양반님네나 선비는 배롱나무를 좋아했겠지요

성산 여 씨는 김천에서도 알아주는
명문거족이랍니다. 임진왜란 때는
여대로(呂大老)란 분이 의병을 일으켰고, 또 그분의 후손인 여환옥(呂煥玉)은 1920년대 김천의 해산물 및 농산물 등의 
위탁 판매를 하던 김천흥업사의 감사직을 맡고 있었는데, 지역의 교육열이 고조되자 자신의 본가에 광명강습소를 개설하여 지역 청소년들에게 신교육을 받게 했다고 합니다. 

또 한 상해임시정부의 국내 요인으로서 자신의 가옥과 토지를 담보로 동양척식주식회사로부터 대부를 받는 등의 방법으로 군자금을 조성하여 상해임시정부에 송금을 했다고도 하네요.

제 조상님은 아니지만 뿌듯합니다
또 김천의 자랑이기도 합니다.ㅎ

다시 나무 이야기로 돌아갑니다.
아마도 나무를 심은 사람은 모를 테지요. 저처럼 지나가다 차를 세우고 휴대폰을 꺼내서 사진을 찍는 사람의 마음을....

그동안 저는 "배롱나무"가 아닌 "백일홍"이라고 불렀답니다 
속설에는 백일동안 꽃이 피어 있다면 그 해에는 풍년이 든다는....
ㅎ 그렇다면 저 꽃도 석 달 열흘만 피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올해에도 ‘기를’ 마을에 반드시
풍년이 들기를 기원합니다.

다시 또 차를 몰고 지례로 갑니다.
잠시 달렸더니 물 건너 미평리에도
배롱나무 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미평리는 송언석 국회의원의
고향이기도 하지요. 

구성면이 산세가 좋은 건지 큰 인물들이 많이 태어나는군요. 송언석 국회의원이 김천을 위해서, 더 나아가 대한민국을 위해서 큰일을 많이 해 주기를 바래봅니다.

배롱나무의 꽃말을 검색했더니
'떠나간 님을 그리워 함'이라네요 
꽃말도 너무 좋습니다.

저야 뭐....
의병장이나 독립운동가를 흠모는 하지만 그분들처럼 정의로움을 실행에 옮기지는 못합니다. 어쩌겠습니까 
그릇이 반거치 농부인걸요.

그 대신에 배롱나무 꽃을 찍어서 밴드에 올리며 그분들을 생각합니다. 그랬더니 무슨 큰일을 한 것처럼 괜히 기분도 좋아집니다.
이만 줄입니다. 총~총~

문홍연  gcilbonews@daum.net

문홍연  gcilbo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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