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시평(50) - 더불어민주당의 각성을 촉구함

이명재(본 신문 발행인)

지금 추세로만 가도 좋겠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지역당 처지에서 한결 나아졌다고 자족하는 걸까. 촛불혁명 덕분으로 대통령까지 차지할 수 있었다. 되돌아보면 더불어민주당 힘으로 한 게 별로 없다. 국민에게 빚을 지고 있다는 말이다.

남북정상회담에 뒤따른 통일 무드에 찬물을 끼얹는다고 나무랄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 허나 할 말은 해야겠다. 더불어민주당에 단도직입적으로 묻는다. 우리 김천지역 선거 포기하는 건가? 많은 사람들이 이 점을 궁금해 하고 있다.

나름대로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러나 가시적으로 드러나는 것은 하나도 없다. 지역위원회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경북도당도 중앙당도 깜깜이이기는 마찬가지다. 오래간만에 여당이 돼서 이렇게 서투른가.

지역 민심은 정치의 변화를 갈망하는데 정치권의 반응은 냉랭하기 그지없다. 그 중 더불어민주당이 단연 압권(壓卷)이다. 기초의원, 광역의원에 한 명씩의 후보만 냈을 뿐, 시장,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는 아예 이름조차 거론되지 않고 있으니 말이다.

지역위원회가 무능하면 도당이 나서야 하고, 도당이 능력 부족이면 중앙당에서라도 관심을 갖고 지역민의 바람을 충족시켜 주도록 노력해야 하는 것이 도리다. 지역 주민들의 여론을 수렴해서 적임자를 찾으려는 성의는 적어도 보여주어야 한다.

그런 성의는 커녕 여론을 전하기 위해 전화를 하면 받지 않을 때가 많다. 가끔 통화가 될 때에도 퉁명스럽기 짝이 없다. 그런 하찮은 전화를 왜 했냐는 식이다. 국민을 섬겨야 한다고 말은 하면서도 실천에는 무척 아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김천지역은 예전과 같지 않다. 변화의 조짐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2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사드 배치반대 투쟁으로 시민들의 자각이 있었다. 혁신도시에 유입된 2만 명의 젊은 세대도 현실 안주를 원하는 사람들이 아니다. 변화를 고대한다.

보수 일방의 정치 지형이 바뀔 소지가 다분하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과분한 축배의 주인공인 더불어민주당은 지역민의 요구에 전혀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당장 시장과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 내지 않을 수도 있다는 말을 부끄러운 줄 모르고 한다.

명색이 여당 아닌가. 사람이 없어서도 아니다. 적임자들이 있다. 공천을 노크하는 사람도 당의 시큰둥한 반응에 마음을 돌린다. 더불어민주당은 다를 줄 알았는데 더 하다는 것이다. 손을 놓고 있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한다.

이렇게 되다 보니 온갖 억측이 난무한다. 여당만 쫓아다닌 해바라기성 정치인을 지역에 꽂으려 한다는 둥, 지역 연고가 없는 사람 그것도 기업 부도내고 횡령 혐의로 감옥 갔다 온 사람을 전략 공천한다는 등의 설이 그것이다. 지역 주민을 무시하는 처사이다.

좋다. 그렇게 하는 것이 공천을 안 하는 것보다 일단 모양은 좋다고 치자. 그러나 이것을 알아야 한다. 더불어민주당은 지역 상황은 고려하지 않고 너무 쉽게 일을 처리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노력 없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은 불변의 법칙이다.

더불어민주당에게 지역 정서에 부합하는 정치행위(공천)을 요구하는 것은 지역의 지형 변화 나아가 우리나라의 정치 발전을 위해서다. 언제까지 동서(호남-영남)로 뚜렷이 나눠지는 정치판을 지속할 것인가. 이것을 깨기 위한 성의는 보여줘야 하지 않을까.

더불어민주당의 각성을 요구한다. 영남 지역의 중요성은 인식하고 엄밀하면서도 과학적인 공천을 할 것을 주문한다. 탁상공론이 아니라 지역 여론을 경청하고 수렴하여 지역에 가장 맞는 공천을 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할 때 승리보다 더 값진 것을 얻을 수 있다.

적폐 청산은 지난 정권, 극우 내지 보수 세력만을 겨냥해서는 안 된다. 변화를 거부하며, 자신과의 개인적 연분으로 공천을 하고 공사를 구분하지 못해 일을 그르치는 더불어민주당 내의 적폐 청산이 더 시급하다. 이러한 모습이 복마전처럼 얽혀있다.

과거엔 정치가 국민을 계도했다. 지금은 그 반대다. 국민이 정치를 걱정하며 정제하려 한다. 이런 시점에서 더불어민주당의 TK에 대한 관심은 더욱 증대되어야 한다.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공천 등의 일 처리가 과학적 방법에 기초해야 한다는 것이다. 애정을 갖고 하는 말이다.

발행인 lmj228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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