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트 포레스트 중에서

어제 두 딸과 <리틀 포레스트>를 봤다. 오랜만에 본 영화다. 잔잔하고 아름다운 경치와 시골 정서가 담겨 있어서 어릴 적 시골에서 자란 생활이 교차되면서 힐링 되는 느낌이었다.

학교를 마치고 집에 올 때 시골길 옆 이곳저곳에는 허기진 배를 채워주는 먹거리가 있었다. 봄이면 진달래, 아카시아 꽃, 찔레 순, 삐삐, 잔대, 고두밥까지 논과 밭두렁 그리고 야산 기슭에 있는 먹거리는 고픈 배를 채우는 것뿐만 아니라 하나의 놀이기도 했다.

비 온 후 개울에서는 물길 따라 올라온 물고기를 잡고, 바위틈에 숨어 있던 골뱅이를 잡던 추억들이 영화를 보면서 이제는 행복감이 들고 미소를 짓게 했다.

영화 <리틀 포레스트>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아름다운 경치와 잔잔한 우정을 자연스럽게 그렸다. 영화는 나의 어린시절 기억을 아름답게 각색해주는 것 같았고 도회지의 고달픈 삶을 정화시켜주는 것 같았다.

시골에서 자랄 때는 일하는 게 힘들고 고달파 빨리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 때문에 다시는 시골에서 살지 않으리라 다짐했었는데, 영화를 보면서 “나에게도 저런 삶이 있었지”라는 생각에 지난날이 그리워지기도 했다. 더 나이 들면 시골에서 사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든다.

영화 <리틀 포레스트>가 보여주는 ‘엄마의 작은 숲’은 아름다운 자연과 흙 내음 그리고 시골의 정서가 우리 아이에게 따뜻한 힘을 주는 것 같다. 혹시 있을지도 모를 어려운 일을 이겨낼 수 있도록 말이다.

어릴 적 시골에서 자란 정서가 나도 모르는 사이에 ‘작은 숲’을 가꾸었고, 그 힘으로 힘겨운 삶을 행복한 삶으로 가꾸어 가지 않았나 싶다. 이렇게 영화는 나를 치유했고, 내 아이의 앞날을 희망의 눈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손애령  gcilbonews@daum.net

손애령  gcilbonews@daum.net

<저작권자 ©김천일보 김천iTV,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