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재(본 신문 발행인, Ph. D)

한심한 대통령실이다. 부창부수(夫唱婦隨)란 말이 떠오른다. 남편 따라가는 아내란 뜻인데, 대통령 따라가는 대통령실 참모들이다. 부족한 대통령을 참모들이 보족(補足)해 바로 잡아주어야 하지만 도리어 엉뚱한 변명으로 설화(舌禍)를 자아낸다.

대통령실 기밀문건 유출 사건은 입이 열 개라도 당사자들은 할 말이 없어야 한다. 식민지배를 받고 있는 국가가 아닌 이상 도ㆍ감청이 정당화될 순 없다. 주권 국가라면 당연히 문제를 제기해야 하고 재발 방지에 대한 약속을 받아내야 한다.

하지만 대통령실의 대응은 국민을 화나게 한다. 깜도 안 되는 김태효가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1차장을 맡더니 외교주권이 흐트러지기 시작했다. 대일 굴욕 외교도 그가 주도했고, 대미 종속 외교도 그의 손 안에 있다는 말이 들린다. 비극이다.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라는 속담이 있다. 국가간 외교에 대해 앝은 지식과 어설픈 정보밖에 갖고 있는 것이 없는 김이 우리의 외교를 쥐락펴락하는 것이 영 마뜩찮다. 마치 살얼음 위를 걷는 것과 같이 마음이 조마조마하다. 위험하기 짝이 없다.

정상적인 사고를 하지 못하는 사람이다. 김성한 안보실장과 이문희 외교비서관을 몰아내더니 막무가내 언행으로 여론의 도마에 오르내리고 있다. 아무리 정치 초보라 해도 윤 대통령이 이런 이에게 외교를 맡겨서는 안 된다. 백척간두(百尺竿頭)를 자초한다.

윤석열의 방미를 앞두고 김태효가 미국을 다녀왔다. 또 어떤 실수로 국격을 떨어뜨릴까 조마조마하다. 미국에서 귀국하는 그에게 대통령실 문건 유출에 대해 기자들이 묻는 건 당연하다. 김이 외교의 실질적 책임자의 자리에 앉아 있으니까.

이 사건에 대한 질문을 받고 김태효는 "구체적으로 묻지 말라. 이 문제를 계속 질문하면 자리를 떠겠다"고 했단다. 공무원은 국민에게 봉사하는 제1 공복이다. 완장 찬 김태효의 오만불손한 태도는 옛 봉건 왕조 때나 근대 전체주의 국가에서 볼 수 있음직한 것이다.

문건 유출과 도ㆍ감청에 대해 오늘 대통령실이 내놓은 말이 더 가관이다. 이 문제에 대해 "어느 나라도 이렇게 정쟁화 안 한다"는 식으로 역정 섞인 평가를 내놓았다. 이건 그들만의 수사(修辭)라고 치자.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저차원의 언사 아닌가.

이런 사건에 대해 아무런 이의 제기 없이 넘어가는 것이 옳다고 보는 것일까. 이것은 주권국가를 포기하자는 망발이다. 일제 강점기 조선총독부가 일제 식민지배의 정보통로로써 역할을 했다. 하지만 아무도 그것에 대해 잘못이라고 말하지 않았다.

조선총독부가 일제의 식민 통치 기구였기 때문이다. 대미 종속 관계의 우려 속에서 바라보는 대통령실이 마치 일제 강점기 조선총독부 처지에 함몰되어 있지는 않은지. 얼 없는 강대국의 아바타를 자처하는 건 아닌지 생각할수록 씁쓸하다.

사람은 안정된 토대 위에 평화로운 삶을 지향하는 동물(animals for peace)이다. 과학이 고도로 발전하고 전쟁을 위한 살상 무기가 인류 전체를 위협하고 있다. 전쟁 불사의 사고가 횡행하고 있다. 한미 동맹도 전쟁을 위해서가 아니라 세계 평화를 위해 필요하다.

대통령실의 참모들에게 깨우침이 있기를 바란다. 영원한 친구도 영원한 적도 없다는 정언(定言)은 국가간에도 적용되는 말이다. 자강 없는 의타(依他)는 굴종으로 이어진다. 미국이 우리에게 절대적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대통령실이 알 날이 오기나 할까?

발행인  gcilbo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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