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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시평] 윤 대통령 방일이 몰고 온 후폭풍이명재(본 신문 발행인, 철학박사)
발행인 | 승인 2023.03.20 04:57
이명재(본 신문 발행인, Ph. D)

과거 없는 미래 없다. 이 명제에 근거해 우리는 역사를 배운다. 진리로 통하는 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어찌 된 일인지 윤석열 정권은 과거를 무시한 채 미래만 바라보고 나가자고 한다.

과거, 정통성이 빈약한 정권이 미래를 강조했다. 5.16 군사 쿠데타로 집권한 박정희가 그랬고 12.12로 정권을 찬탈한 전두환 군사정권이 또 그랬다. 따라서 그들에게 미래는 과거와 현재를 잊자는 강조어이다.

우리와 일본의 관계는 특수하다. 가깝고도 먼 이웃이라는 말에 두 나라의 특수 관계가 함축되어 있다. 여기엔 과거 일제의 한반도 강점이 크게 자리하고 있다. 일제 36년은 과거를 잊지 못하게 만든다.

역대 정권들을 돌이켜 볼 때, 다른 것은 차이가 있었더라도 일본과의 관계는 대동소이했다. 대체적으로 국민의 반일 정서를 담고 있었다. 보수와 진보를 가리지 않고 대일관계관은 비교적 명확했다.

하지만 윤석열 정권은 이런 시각을 한꺼번에 꺾고 말았다. 윤의 1박 2일 방일은 무책임하다고 할 정도로 받은 것이 없이 주고만 왔다. 무엇하러 일본 갔다 왔나 할 정도로 속 빈 강정과 같은 행차였다.

과거 일제가 행한 만행에 대해 사과는 없었다. 위안부 문제, 독도 문제, 방사선 오염수 동해 방류 문제 등에 대해 입도 뻥긋 못하고 양보하란 말만 듣고 왔다. 대한민국 대통령이 맞나 의구심이 들 정도다.

한국은 없고 일본만 존재하는 모습으로 일관한 윤의 방일이었다. 따라서 조공 외교, 구걸 외교라는 말을 들어도 싸다. 일본이 무엇이관대 이런 저자세로 임해야 할까. 공든 탑이 무너지는 심정이다.

대통령이 외국 방문에는 반드시 결과에 대한 대차대조표가 따르게 되어 있다. 얼마만큼 주고 얼마를 받아 냈다는 것을 계산하는 것이다. 일방적으로 주기만 한다든지 받기만 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

철저히 기브 앤 테이크(give and take)다. 사기업 간 무역 거래보다 더 정확하다. 이 점을 상기한다면 이번 윤 대통령의 방일 결과는 빵(0)점에 가깝다. 주기만 하고 받아온 것이 없는 것 같기 때문이다.

받아 온 것이라곤 청구서밖에 없다는 것 아닌가. 하지만 정부 여당은 문재인 정권이 망가뜨린 한일관계를 정상으로 복원했다고 큰 소리다. 지소미아(GSOMIA)를 원위치시켰고, 반도체 원료 수입을 해제했고, 위안부 배상도 제3자 변재안으로 해결했다고 떠버린다.

하지만 이것들을 우리의 관점이 아니라 일본이 원하는 방향으로 결말짓고 말았다. 윤석열이 어느 나라 대통령이냐고 지금 국민이 묻고 있다. 일본의 하수인이 아니고서야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는가.

경제적으로 가난하고 군사적으로 빈약해도 국가 정체성이 분명하고 국민의 자존심만 살아있으면 희망을 가질 수 있다. 강대국들이 호락호락 넘보지 못한다. 이것을 잃을 때 먹잇감이 되고 만다.

칼럼리스트를 참칭하는 한 극우 언론인은 윤석열이 '어쩌다' 대통령이 되었으니 잃을 게 없다고 했다. 잃을 게 없으니 마음대로 직을 수행하다가 물러나면 그만이라는 식이다. 곡학아세(曲學阿世)다.

참으로 '어쩌다' 칼럼리스트가 된 이의 위험하기 짝이 없는 주장이다. '어쩌다' 대통령이야 잃을 게 없을지 모르지만 국민이 입는 피해는 상상을 초월한다. 국민이 입는 피해는 고스란히 국가 존망에 직결된다.

윤의 일본 방문이 이것을 여실히 증명하고 있지 않나. 술 좋아하는 그가 일본 수상과 폭탄주를 돌리면서 호형호제했다고 한다. 일국의 대통령과 수상이 아니라 조폭 두목과 다름없는 행태가 아니고 무엇인가.

대학생들 앞에서 조선멸시론자 오카쿠라 덴신(岡倉 天心, 1862~1913)의 '용기는 생명의 열쇠'라는 말을 인용하며 그의 생각을 전달했다지만 여기서의 '용기'는 '만용'과 동의어임을 윤은 정말 몰랐을까.

우리의 대일 관계는 복잡다단하다. 오무라이스를 먹으며, 폭탄주를 돌리면서 풀 수 있을 정도로 결코 단순하지가 않다. 윤의 일본 방문 결과를 놓고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 같다. 시민사회가 들고 일어나고 있다

윤 정권은 방일의 결과를 놓고 두루뭉술하게 넘기려 해서는 안 된다. 감추거나 포장하지 말고 사실을 정확하게 밝혀 국민에게 보고할 의무가 있다. 윤 대통령의 일본 방문에 대한 평가는 국민이 할 것이다.

발행인  gcilbo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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