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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김기현 대표의 정치력
취재부 | 승인 2023.03.15 14:48

오랜만에 따뜻한 정치의 일면을 본다. 국힘당 김기현 신임 당 대표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방문해서 대화를 나누었다. 이것이 뉴스 거리가 되는 것은 윤석열 정권이 들어서고 여야가 극한 대치를 해 온 탓일 것이다.

정치 신인인 윤 대통령에게 정치력을 기대하는 것은 애시당초 무리였다. 그렇다고 해도 대통령의 측근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 정치를 알 만한 사람들이 이 점을 보완해 주면 그나마 좋았을 텐데 그러지를 못했다.

오히려 한동훈을 비롯한 검객(檢客)들의 어설픈 칼날이 정치뿐 아니라 나라 전체를 잡고 흔들었다. 국힘당 비대위의 정진석 위원장을 비롯한 소위 중진이라고 할 수 있는 이들도 대통령의 심기만 살피는 언설을 내놓음으로써 국민에게 실망을 안겨주었다.

이런 국힘당의 일그러진 모습을 보완해 주려면 중도 확장력이 있는 안철수나 천하람이 당 대표가 되었으면 좋았을 텐데 그렇지 못했다. 국힘당의 내년 총선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

지난 국힘당 전당대회 때, 일각에서 당 대표 선출대회가 아니라 지명대회라는 비아냥이 있었던 이유도 김기현이 시종 윤심의 지원을 받은 때문이었다. 국민과 당원의 지지가 많은 유승민 나경원의 중도 낙마가 이것을 잘 말해준다.

따라서 김기현 대표에게 기대할 게 많지 않았다. 아무추어 정치인인 윤 대통령의 아바타 역할을 벗어나지 못할 게 뻔하기 때문이다. 극우에 가까운 김기현의 시각도 이런 생각을 뒷받침하게 했다. 따라서 당 대표가 되고 일주일만에 제1야당 대표를 방문한 것이 다소 의외였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15일 오전 국회 민주당 대표회의실을 찾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대화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방문의 자리에서 덕담을 주고 받으며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여준 것은 그 자체로 의미가 적지 않다. 거기서 자주 만나기로 했고, 민생을 제1과제로 두고 머리를 맞대자고 한 것은 국민을 위해 정치다운 정치를 복원하자는 말에 다름 아니라고 여겨져 일단 기쁘다.

이것은 검찰 출신이 잡고 있는 국정의 중심축을 정치인이 되찾아오자라는 뜻도 함축되어 있다. 극한 경쟁은 스포츠 경기만으로 족하다. 정치는 투쟁이 아니라 대화와 타협의 산물임을 알아야 한다.

때와 장소의 구분 없이 검사들이 나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노무현 문재인을 거쳐 검찰개혁은 실패로 돌아갔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검찰의 발호가 심하면 심할수록 검찰개혁의 명분을 축적해주는 것이 된다. 차기 정권에서 검찰의 입지가 극단적으로 왜소화되는 것은 검찰도 바라는 바가 아닐 것이다.

김기현의 약점은 지구력이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가 보다 큰 정치인, 국민으로부터 사랑받는 정치인이 되기 위해서는 여야 협치의 틀을 계속 이어가는 것이다. 이것이 궤도를 벗어난 정치를 복원시키는 일이 된다는 것쯤은 그도 알리라.

취재부  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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