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 청수사(淸水寺)는 일본 국내뿐 아니라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는 고찰(古刹)이라고 했다.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될 만큼 유명한 곳이어서 교토를 방문하는 관광객에게 가장 먼저 들릴 것을 권한다는 관광지다.

이곳은 나의 방문지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높은 산록에 위치해 있는 것으로 보아 많은 계단과 가파른 경사로 등으로 보행에 어려움이 적지 않을 것 같았다. 아이들만 둘러보고 감상을 전하는 것으로 정리했다.

대신 우리 부부는 절 아래 조성되어있는 전통 가옥 거리를 돌아보기로 했다. 팔판통(八坂通)이란 이름이 붙은 골목길이었다. 이 길을 사이에 두고 양옆에는 갖가지 종류의 상가들이 즐비했다.

일본을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관광객의 이목을 끌었다. 코로나19가 가시지 않은 시절인데도 관광객들이 물결을 이루었다. 한국 중국 동남아 등 여러 나라 언어들이 서로 전선처럼 이어져 소통되었다.

일본 전통의상인 기모노와 나막신 차림으로 기념사진을 찍는 청춘 남녀들이 곳곳에 보였다. 선물 가게가 사람들을 불러 세웠고, 음식점들이 맛보기를 보라며 손짓했다. 그 정성에 못이긴 척 들어가 입맛을 다시는 사람들은 싫지 않다는 표정을 지었다.

유명한 관광지여서 사진을 찍어 즉석에서 출력해주는 사진사들이 있었다. 하지만 1인 1스마트 시대인 탓에 장사가 안 되는 것 같았다. 사진사는 대신 관광객 커플들 사진을 찍어주기에 바빴다.

관광객들의 스마트폰으로 찍어주는 것이니까 그의 수입과는 무관했다. 마음 좋게 생긴 중년 남성은 그래도 싱글벙글 연신 사람 사이를 오가며 폰 사진을 셔터를 눌러댔다. 웃으라, 더 가까이, 사랑해요 등의 몸짓 언어로 대상자들을 웃겼다.

골목을 끼고 한참을 내려가니 높은 탑이 하나 나왔다. 그 탑을 배경으로 사진 찍는 사람들이 여럿 보였다. 빠질세라 나도 일단 탑 앞에서 사진 한 컷을 남기고 탑 소개 표지 글을 보았다.

法觀寺(법관사) 八坂塔(팔판탑)이었다. 아래의 글은 현지에 붙어 있는 탑 소개글이다. 일본의 쇼오토쿠(聖德) 태자의 꿈 계시로 건립된 절이라고 하니까 6세기 때의 일이다. 하지만 화재로 몇 번에 걸쳐 소실되었다.

지금의 탑은 15세기에 아사카가 요시노리(足利義敎)에 의해 재건된 것이라고 하니 600여 년 전의 건축물이다. 목탑이 이렇게 보존되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의 노력이 따랐을 것이다.

[호칸지(法觀寺) 아사카탑(八坂塔)]

"레이오잔(靈應山)이라는 산호(山號)를 사용하며, 임제종 겐닌지(建仁寺)파에 속한다.

사전(寺傳)에 의하면, 쇼토쿠(聖德)태자가 여의륜관음의 꿈 계시를 받아 건립하였으며, 당시에는 엔기(延喜)식 7개사의 하나로 꼽혀 대단히 융성했으나, 현재는 야사카 5층탑과 태자당, 약사당의 두 건물만 남아 있을 뿐이다.

야사카 탑은 본기와를 이은 5층 구조에 사방 6m, 높이 46m의 순수한 일본식 건축으로, 하쿠호(白鳳)시대의 건축양식을 오늘에 전하는 건축물이다. 창건 이후 잦은 화재로 인해 소실되었으나 그때마다 재건되었고, 현재의 탑은 1440년에 아사카가 요시노리(足利義敎)에 의해 재건된 것이다.

탑 내에는 본존오지여래상(本尊五智如來像) 5체(대일, 석가, 아축, 보생, 미타)를 안치해 놓았고, 수미단 밑에는 오래된 응회암으로 만들어진 커다란 중심 주춧돌이 있으며, 중앙에는 사리함을 넣어둔 3중의 오목 구멍이 남아 있다"

취재부  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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