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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시평] 이 혹한(酷寒)에 드는 생각이명재(본 신문 발행인, 철학박사)
발행인 | 승인 2023.01.24 19:25
이명재(본 신문 발행인, Ph. D)

오늘(1월 24일)이 올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씨라고 한다. 그야말로 혹한이다. 지금 기온이 영하 12도를 가리키고 있지만 체감 온도는 이것보다 훨씬 아래일 것이다.

강풍까지 불어대니 바깥나들이조차 하기 힘들 정도다. 꽤 무게가 나가는 마당 언저리의 개집이 10여 m 날아가 훌러덩 뒤집혀 있다. 새벽이도 몹시 괴로운 표정이다.

이럴 때 한마디 인사가 온기로 다가온다. 먼 거리에 살지만 맹추위는 전국적인 현상이다. 장작불 타오르는 사진과 함께 옷 따습게 입고 지내시라는 간단한 문장이 위로가 된다.

상춘(常春)의 지역으로 알려진 제주까지 이번 추위가 엄습한 것 같다. 눈보라가 몰아쳐 혹한(酷寒) 신고식을 톡톡히 하는 모양이다. 미처 대비 못 한 관광객들이 비행기 대기표 구하느라 긴 줄을 서 있다.

어릴 때 겨울이 마냥 좋았다. 나이가 들수록 경계의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특히 근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나이가 되고 보니 추위도 추위지만 언 바닥을 디딜 때 여간 신경 쓰이지 않는다.

지금은 고인이 되셨지만 일찍이 혼자가 된 할머니 집사님은 겨울철이 다가올 때마다 "없는 사람에겐 겨울보다야 여름이 낫지. 더우면 옷 벗고 부채 하나면 지낼 수 있으니..."라는 말을 버릇처럼 하셨다.

열사병이라고 해서 더위에 잘 못 대처해 목숨을 잃는 경우가 없지 않지만 그리 흔한 일은 아니다. 그러나 겨울 추위에 동사(凍死), 그러니까 얼어서 죽는 일은 생각보다 빈번히 일어난다.

노숙자들에게 가장 힘든 시기도 겨울 혹한기이다. 이들은 이 시기를 '보릿고개' 또는 '고난의 행군'이라고 말하면서 생과 사의 경계지점으로 여길 때가 많다고 들었다. 이 시기만 넘기면 되는데...

지금 자라나는 세대에겐 신화와 같이 여겨질 것이다. 보릿고개는 일제시대 때까지 성행했던 이 땅의 농민들에게 숙명과도 같은 과정이었다. 먹을 양식이 떨어져 봄보리 타작 때까지 버티는 일이 고역이었다.

고난의 행군은 북한에서 있었던 일이다. 1995년부터 5년 어간, 전 인민이 식량난으로 고난을 겪었던 경우를 가리킨다. 소련 및 동구의 붕괴, 미국의 경제 봉쇄로 농업 생산량이 감소, 300만 명이 굶어 죽었다는 얘기까지 있다.

요즘은 우리의 경제도 급성장해서 굶어 죽는 사람, 얼어 죽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해도 틀리지 않는다. 하지만 예외 지역에 방치되어있는 사람들에게 눈을 거두어서는 안 된다.

위에 언급한 노숙자(homeless), 장애인, 홀로 사는 노인들은 지역사회뿐 아니라 국가에서 관심 갖고 돌보아야 할 대상들이다. 본인의 노력으로 해결할 수 없는 영역이 있는 분들이기 때문이다.

일기 상의 강추위보다 우리를 더 무섭게 하는 것은 메마른 마음일지도 모른다. 마음이 메마르다는 것은 다른 사람이야 어떻게 되든 자기 자신만 배 부르고 따스우면 그만이라는 이기적 마음을 일컫는 말이다. 이런 마음이 일반화된다면 이 사회는 사시사철 꽁꽁 얼어붙게 될 것이다.

설 쇠러 멀리 다녀 왔다. 혹한 예보를 듣고 수도를 쫄쫄 흐르게 틀어놓고 갔는데, 이 강추위와의 대결에서 수돗물이 무릎을 꿇고 말았다. 온수를 쓰기 위해선 또 한참을 기다려야만 할 것이다. 날이 빨리 풀리면 좋겠다.

발행인  gcilbo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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