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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모님이 남긴 '기부통장'…빠듯한 형편에도 매달 12곳 기부유가족, 고인 뜻 받들어 부의금도 어려운 이웃에게
yna 오보람 기자 | 승인 2023.01.23 23:17

10년간 12곳에 정기후원하고 떠난 고(故) 이경희씨. 사진은 밀알복지재단이 부의금을 기부받고 수여한 기부증서. [유족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오보람 기자 = "생전 장모님께서 재단 관계자에게 '나중에 기부금이 안 들어오면 그때 내가 죽은 줄 알라'고 하셨대요. 기부를 시작하고 나서는 단 한 번도 거르지 않고 꾸준히 후원하셨다고 하더라고요."

고(故) 이경희 씨의 사위 박모(54) 씨는 지난해 8월 장모가 희소 암에 걸렸다는 소식을 듣고서 그와 함께 통장을 정리하다가 깜짝 놀랐다.

이씨가 밀알복지재단 등 사회복지재단 12곳에 매월 기부금을 보낸 기록이 빼곡히 남겨져 있었기 때문이다. 기부한 기간은 족히 10년이 넘었다.

연명치료를 거부한 이씨는 지난해 12월 세상을 떠났다.

고인이 넉넉한 형편이 아니었던터라 가족은 그가 이렇게 오랫동안 꾸준히 기부하고 있을 거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고 한다.

약 40년 전 사별한 남편이 남긴 군인 유족연금으로 생활하면서도 점차 기부처를 늘려갔다. 어린이 후원단체부터 여성 후원단체, 천주교 봉사단체까지 기부의 종류도 다양했다.

박씨는 23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장모님이 돌아가신 달까지도 12곳에 빠짐없이 기부하고 가셨다"며 "고인의 뜻을 기리기 위해 가족과 협의해 부의금 중 일부를 밀알복지재단과 여성 후원단체에 기부했다"고 말했다.

그는 "하늘나라에 계신 어머니께서 잘했다며 '엄지척'을 하실 것 같다"고 했다.

가족이 기부한 돈은 어려운 형편 속에서 투병하는 어린이의 수술비와 기지촌 여성의 한글 수업 지원비로 쓰였다.

또 밀알복지재단은 정기후원을 한 고인과 그의 유지를 받들어 부의금을 기부한 가족에 대한 감사 표시로 고인의 사진이 들어간 기부증서를 가족에게 전했다.

고인은 평소에도 어려운 상황에 부닥친 이들을 지나치는 법이 없었다고 한다. "생전 '내가 대학에 갔다면 꼭 간호사가 됐을 것 같다'는 말도 종종 했다"고 박씨는 전했다.

그는 "고인께서 '보험도 적은 금액을 계속 부으면 나중에 큰일이 있을 때 혜택을 보듯이, 적은 금액이라도 여러 사람이 꾸준히 기부하면 누군가가 어려울 때 반드시 도움을 받는다'고 말씀하셨다"며 "다른 사람들도 정기후원의 중요성을 새삼 느끼고 '추모 기부'가 이어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rambo@yna.co.kr

yna 오보람 기자  gcilbo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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