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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베(神戶) 대중교통으로 다녀오다
이명재 | 승인 2023.01.16 23:39

생각이 가상하다. 모험이긴 하지만 시도했다는 자체가 나에겐 대단한 일이다. 여행은 대중교통을 용하는 게 제격이라고들 한다. 하지만 몸이 불편한 내가 그런 교통 수단으로 목적지에 도달하는 것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보호자 격인 아내의 수고가 동반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고베행 고급 급행 전차를 타고 안도의 숨을 몰아쉬고 있다.

일본인 부녀의 친절한 도움으로 전철에 몸을 실었다. 한고비 넘겼다는 의미이겠지. 연신 안도의 숨을 뿜어내었다. 고베(神戶) 가가와기념관(賀川豊彦記念館)에 가기 위해서 중간에 다른 전철로 갈아타야 한다는 말을 귀에 담고 있었다. 지나는 역마다 표지판 읽기에 여념이 없었다.

전차는 고급 급행이었다. 외모가 우리의 KTX 또는 새마을호와 비슷했다. 급행인 만큼 역마다 서지 않고 중요한 역에만 드문드문 섰다. 전차가 설 때마다 많은 승객이 내렸고 또 내린 만큼 승차했다. 우리가 탄 전차는 2인 1조의 좌석으로 나뉘어 있었다. 차내는 비교적 깨끗했다.

고베를 가기 위해 아마가사키(尼崎)역에 내려서 500여 m를 걸어서 환승해야만 했다.

편안한 좌석이었지만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 환승하는 역을 놓치면 큰 낭패가 되기 때문이다. 옆자리에 앉아 있는 중년 신사에게 고베로 가는 전철로 갈아타기 위해서 어느 역에 내려야 하는지 물어보았다. 필담에 부담을 느껴서인지 그 신사는 지레 모른다며 머리를 내 저었다.

아마가사키(尼崎)역에 도착했다. 승객들의 움직임이 부산했다. 거의 모든 사람들이 내린 이곳은 전철의 종착역이었다. 역무원이 나에게 다가오더니 내리라고 했다. 표를 보여주었다. 계단을 올라 왼쪽으로 죽 가라고 했다. 한 500여m를 걸었을까? 또 다른 분위기의 역이 나타났다.

일본의 보통 전철 내부. 우리 지하철과 비슷했다. 마주보게 되어 있는 장의장에 중간에 나란히 붙어 있는 손잡이 등, 고급 급행 전철에 비해 친근성은 더 했다.

조금은 시골스럽다고 느꼈다. 같은 지역의 두 역에 나타나는 이런 차이는 어디에 기인할까. 잠시 후 긴 호흡의 신호음을 토하며 전차가 들어왔다. 우리나라 전철과 같은 종류의 것이었다. 마주 보고 앉고 중간은 서서 가도록 되어 있는... 그래서 천장에는 손잡이가 나란히 달려 있었다.

고베 산노미야(神戶 三宮) 역에서 내렸다. 이 역에도 사람들이 차고 넘치기는 다른 역과 다를 바 없었다. 1km가 조금 더 되는 거리였다.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지만 택시를 탔다. 가가와기념관에 도착했다. 가가와 도요히코(賀川豊彦)의 숨결을 느껴보기 위한 발걸음이 이렇게 성사되었다. 해서였다.

가가와기념관(賀川記念館)이 있는 건물. 기념관은 이 건물 3층 전체를 쓰고 있다.

1시간여 곳곳을 살펴보았다. 일을 보고 돌아오는 길은 보다 쉽고 편했다. 환승할 필요도 없었다. 전철비도 올 때보다 저렴했다. 고급 급행이 아니어서 그런 것 같았다. 모든 게 그렇지만 여행에도 경험과 학습이 중요하다. 갈 때보다 올 때가 보다 쉬웠던 것이 그것을 증명한다.

몇 년 전, 후쿠오카(福岡)에 갔던 적이 있다. 대퉁교통을 이용해 윤동주가 수형생활을 한 형무소를 찾아갔다. 갈 때는 전철과 택시 올 때는 도보와 버스를 이용했다. 잔돈이 없어 지폐를 냈다. 우두두둑 동전이 한 움큼 쏟아져 나왔다. 계산된 것으로 알고 내렸다. 그러나 계산이 아니라 지폐를 동전으로 교환해 주는 것이었다.

돌아올 때 고베산노미아(神戶三宮) 역에서 끊은 전철 승차권. 410엔의 비용이 적혀 있다. 갈 때는 580엔의 전철표값이 들었다. 고급 급행을 탔기 때문이다.

이명재  lmj2284@hanmail.net

이명재  lmj228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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