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시평] 선(善)인 전쟁은 없다

이명재(본 신문 발행인, Ph. D)

갈수록 태산이다. 점입가경(漸入佳境)도 이런 점입가경이 없다. 해가 바뀌면 뭔가 국민에게 희망의 빛을 안겨줘야 하는데 새해 벽두부터 절망감만 갖게 한다. 지도자의 도리가 아니다.

전쟁은 어떤 성격의 것이든 악이다. 살상과 파괴를 정당화하기 때문이다. 평화를 위해 무력을 행사한다는 것도 허언(虛言)에 지나지 않는다. 과거 제국주의자들의 논리와 다르지 않다.

남북 관계가 강대강(强對强)으로 치닫고 있다. 대통령은 북한에 대해 강경 대응할 것을 군에 주문하고 있다. 허기사 대선 후보 시절 선제 타격론 운운한 사람이니 평화를 기대하는 게 무리이긴 하다.

전쟁의 피해에서 제외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극소수 지도층이라는 사람들이 지하 벙커에 들어가 몇 주는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 소수의 부유층이 해외에서 몇 달은 도피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궁극적인 해결책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들과 관계되는 수많은 사람들의 신음 소리를 외면할 수는 없을 것이다. 국민의 고통을 생각한다면 전쟁은 입에 올려서도 안 된다.

전쟁은 개인의 기호에 의해 결정되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놀이는 더더욱 아니다. 전쟁의 피해는 당대뿐 아니라 오랜 세월 지속된다. 우리는 그것을 6.25 동족 상잔에서 처절하게 경험하지 않았는가.

전쟁은 어떤 성격이건 악이고 평화는 선이다. 우리의 경우, 평화를 위해서 남북이 통일되어야 한다. 공격이 최선의 방어라는 축구에서나 통용되는 말로 전쟁을 합리화하려는 사람들이 있다.우둔하기 짝이 없다.

모든 책임을 전 정권에 덮어 씌우려는 것도 유치하고 어리석은 짓이다. 제대로 된 정권이라면, 전 정권도 잘 하려 했지만 이런 점은 좀 부족했던 것 같다. 우리가 그것을 보완해서 잘 하겠다고 해야 옳다.

이렇게 할 때 국민은 안도한다. 국정의 연속성이 확보된다. 국정의 연속성은 국력 낭비를 방지하는 측면에서 중요하다. 오랜 독재 정권을 무너뜨리고 정권을 잡은 쿠데타 세력처럼 굴어서는 안 된다.

본인이 아무리 포장하려 해도 윤 대통령은 아마추어다. 모자라면 모자라는 대로 모르면 모르는 대로 솔직하면 좋겠다. 그런 점을 감추고 객기를 부린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

대통령이 모자라면 참모의 역할이 커진다. 잘못하면 참모들이 바로잡고 그런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런데 지금의 대통령실은 어떤가. 마치 똥볼을 차놓고 공 주워 오라는 식이다.

대통령 부부는 실수를 몰고 다니는 사람들 같다. 하는 쪽쪽 구설수다. 지금까지 이런 대통령 부부가 있었던가. 몇 번 지적한 적이 있지만 제 역할을 못하는 대통령실 참모들을 전면 쇄신해야 한다. 실기하지 말라.

지혜로운 사람은 물러날 때를 늘 생각하고 처신한다. 윤석열 정권 길어야 5년이다. 앞으로 4년 남았다. 남 탓, 전 정권 타령만 하다가 임기가 다 끝나겠다. 전 정권 탓에서 그들이라고 자유롭겠는가.

정치는 자격이 있는 사람이 해야 한다. 자격도 안 되는 사람이 나라의 운전대를 잡을 때 혼란과 낭패는 국격 추락으로 이어진다. 지금 우리는 그것을 목도하고 있지 않은가. 무너지기는 쉬워도 다시 쌓기는 어렵다.

마치 서바이블 게임장과도 같은 정치. 이 중심에 서 있는 정치꾼들을 추스려내는 것은 선거밖에 없다. 이런 정치 환경을 만든 것은 유권자이다. 정화시키는 것도 유권자 몫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발행인 lmj228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