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여행, 역시 설레는 일이다. 나와 같은 토종류(?)에겐 여러 가지를 생각케 한다. 많은 나라 중 왜 하필 일본인가? 이것에 대한 대답부터 내놓아야 할 것 같다.

일본에 올 마음을 가진 건 오직 한 사람 때문이다. 목사이자 사회사업가였던 가가와 도요히코(賀川豊彦). 그는 일본인 같지 않은 일본인으로 알려진 사람이다.

새벽같이 서둘러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해서 출국 수속을 마치고 드디어 탑승할 수 있었다.

지방회의 지원이 있었고 아이들이 경비 일부를 보태어 5인 가족 여행이 되었다. 나 혼자에서 가족 전체 여행으로 전환된 것은 여행의 범위가 확대되었다는 뜻이 된다.

첫째 아이는 놀이 중심에, 둘째 아이는 미술관 등 예술에, 셋째 아이는 사회복지 시설에, 아내는 재래시장 등 서민 생활 현장에... 나의 관심 영역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

새벽같이 서둘렀다. 여행 시간을 벌 심산이 컸지만 피로도를 피할 수는 없었다. 오전 7시 30분 이륙 비행기였다. 보통 2시간 전 탑승 수속을 밟는데, 3시간 전에 공항에 도착할 것을 권하는 문자가 왔다.

입국 수속을 밟고 있다. 아이가 일어 영어 통역이 가능하여 보다 쉽게 수속이 끝났다. 슬하의 아이로 생각했지만 떨어져 사는 사이 부쩍 큰 아이를 보고 내심 기특하게 생각했다. 이후 일본 간사이 여행에 승준이의 역할이 적지 않을 듯....

인천국제공항과 간사이국제공항은 이동 거리가 길다. 나는 휠체어 신세를 지기로 했다. 직원들의 친절한 안내와 아들의 돌봄으로 편하게 비행기를 타고 내릴 수 있었다.

호텔 입실은 오후 3시였다. 입국 수속을 다 마치니 오전 10시 50분. 아들 승준이 공항에서 호텔까지 가는 전철 티켓을 끊어왔다. '간사이-난바'를 오가는 고속 전철이었다.

호텔 근처에 가서 점심을 먹기로 한 계획이 수정되었다. 공항에서 점심을 해결하고 전철을 타고 호텔로 이동 시간의 여유가 있으면 호텔 주변 관광, 그리고 3시 호텔 입실...

간사이공항에서 우동으로 점심식사를 했다. 여행객들로 이 음식점도 문전성시를 이루어 자리잡는 데에 시간이 걸렸다.

공항 음식점은 사람들로 붐볐다. 빈자리를 찾는 데 시간이 걸렸다. 겨우 6인용 테이블을 확보할 수 있었다. 우리는 일본의 전통음식인 우동과 회덮밥 등을 시켜서 맛있게 먹었다.

역에 내려 아시아토 호텔까지는 800m쯤의 거리였다. 택시를 타자고 했지만 조금 만용을 부렸다. 거리 구경도 할 겸 걷자고 한 것이다. 성탄절 다음 날인데도 그런 분위기는 찾아볼 수가 없었다.

만용엔 무리의 요소가 섞이게 마련이다. 800m 거리가 나에겐 짧지 않은 동선이었다. 호텔에 도착하니 오후 2시 40분. 로비에서 차를 한 잔 마시고 체크 인. 각자의 방을 찾아서 쉼의 시간을 가졌다(오사카=이명재 발행인).

우리가 묵을 집인 아시아토호텔. 축소지향의 일본에 맞게 최소 공간을 최대 효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꾸며져 있었다.

이명재  lmj228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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