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시평] 이단아 전광훈!

이명재(본 신문 발행인, Ph. D)

나는 사람의 외모를 갖고 이러쿵저러쿵 말을 만든다거나 글을 쓰지 않는다. 남의 약점을 들추어내어 화제로 삼는 것은 바른 생각을 가진 사람이 취할 태도가 아니라고 보기 때문이다.

나는 평소 정신의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가끔 아주 가끔은 이런 내적 규율을 저버리고 싶을 때가 생긴다. 전광훈 같은 사람이 그런 예에 속한다. 그가 기분 좋게 생각할 리 없겠다.

오래 전이다. 전광훈이 운영하는 무슨 훈련원인가 하는 곳에 다녀온 친구가 전광훈을 대단한 인물이라고 입에 거품을 품으면서 말했다. 그 뒤로 관심을 갖고 살펴보았지만 '아니올시다'였다.

체계적인 신학 공부를 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그가 내뱉은 말에서 신앙적 무게감이라곤 찾아볼 수 없었다. 주사파 궤멸이 그의 말에서는 알파요 오메가였다. 성직자가 아니라 정치꾼이란 생각이 들었다.

전광훈은 지난 10.29 이태원 참사도 북한의 소행이라고 말하는 자다. 몸은 21세기를 살아가되 갖고있는 사고는 지난 세기의 냉전 구조 속에 결박되어 있다. 지진아도 이런 지진아가 없다.

외모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올바른 성직자는 얼굴에 나타난다. 거룩성이라고 해도 될 텐데, 전광훈에게 이런 모습을 찾을 수가 없다. 정치꾼 아니면 돈만 보고 달리는 사업가의 모습에 가까운 얼굴이다.

전광훈이 세상에 널리 알려진 것은 신앙적인 면이 아니라 아스팔트 위 극우 집회에서였다. 특히 코로나19 상황에서 집회를 금지한 정부 시책에 보란듯이 반하는 행동을 했다. 광화문에 모여 집회함으로써 감염병 확산에 일조했다.

전광훈을 정치꾼으로 보는 이유는 그의 이력이 잘 말해준다. 그는 하나님 이름을 참칭해 몇 번에 걸쳐 정당을 만들곤 했다. 그 과정에서 정치 자금이 오갔을 것은 물어보나 마나다.

지금도 이름뿐인 정당인 자유통일당 대표로 되어 있다. 전광훈의 일련의 창당과 복당에는 돈이 밀접하게 관계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를 정치꾼이자 사업가라고 하는 이유도 이런 것과 무관하지 않다.

상식을 무시하는 정치가에게 신뢰가 안 가듯 신앙을 이탈한 목회자가 우습게 보이는 것은 당연하다. 기독교가 사회의 소금과 빛의 역할을 해야 정상이다. 어둠을 몰고 다니면서 암 덩어리로 비치는 건 정말 곤란하다.

전광훈의 상식 이하, 양심 불량의 언행이 사회의 암세포가 된 지 오래이다. 전광훈 자신의 책임이 크겠지만 이런 자가 목사의 이름으로 활보할 수 있게 한 교계 나아가 이 사회의 책임도 적다고 할 수 없다.

전광훈 때문에 전도의 문이 막히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예서 제서 들렸다. 거기에 그치지 않고 '목사'라고 명함 내밀기가 저어된다는 주위 목회들이 많았다. 기독교인이 세상 사람보다 나을 게 없다는 비판이 진동했다.

예수의 정신을 찾아볼 수 없고 자본주의 주구의 역할을 마다하지 않는다는 말도 심심치 않게 들렸다. 돈에 대한 욕심이 하늘을 찌를 듯했다. 그 앞에 전광훈이 자리하고 있고 ‘아멘!’하며 그를 따르는 무리가 있다.

그가 '경영'하는 사랑제일교회인가 하는 집단은 교회와 돈 그리고 목회자와 돈의 관계를 실제적으로 보여주는 현장이다. 지역을 재개발할 때 거주자들은 가능한 보상을 많이 받으려고 한다.

이것을 탓할 수만은 없다. 하지만 거주자들이 재개발조합 측과 대부분 합의를 하고 떠나는데, 유독 교회만 남아서 보상가액의 7,8배를 요구하며 생떼를 쓰는 것은 그리스도인뿐 아니라 세상 사람들이 볼 때도 좋게 보이지 않는다.

정권이 바뀌고 전광훈은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 재개발조합 측에서 제시란 80여억 원보다 7배가 불어난 5백 몇 십여억 원의 보상비를 받아냈으니까. 이런 일을 두고 두 가지 말이 나돌았다.

재개발조합과 시가로 이미 합의한 사람은 그럼 무엇이며, 배짱으로 마냥 몽니를 부리면 보상가를 많이 받아낼 수 있다는 선례를 남겼다는 점이다. 이것은 향후 국토 개발과 국가 발전에 족쇄가 되리라는 사실은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이것보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법과 상식을 뛰어넘는 이런 보상이 정권 교체에 음양으로 이바지한 보상 효과라는 것이다. 당사자들은 부인할지 모르겠지만 많은 국민이 그렇게 받아들이고 있다.

더 가관인 것은 그렇게 보상받은 고액으로 건물을 지어 자기 아들에게 고스란히 물려준다는 것이다. 중대형 교회의 세습이 돈과 명예를 지키는 방편으로 악용되어 사회적 비난거리가 되고 있다. 전광훈은 '세습이 어때서?'라며 당당하게 떠벌린다.

전광훈이 이단으로 단죄받고 있다. 한기총은 그와 그가 경영하는 훈련원을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에서 이단으로 규정하고 곧 있을 실행위에서 확정할 예정이라고 한다. 늦은 감이 있지만 기독교의 체면을 세우는 조치가 아닐 수 없다.

아스팔트 위 극우 집회에서 한 연설 또는 설교를 참칭해 한 그의 발언들은 목사의 입에서 나왔다고는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언어 폭거다. '하나님도 까불면 나한테 죽어!', '여성도의 빤스를 벗겼을 때 가만히 있으면 내 성도요, 거부하면 내 성도가 아니다!'

이런 발언은 전광훈을 하나님과 동격으로 만드는 만행에 다름 아니다. 실제로 전광훈은 그의 아들을 '독생자'라고 부르기도 했다. 여성도 빤스 운운으로 그는 '빤스 목사'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고액을 보상받은 전광훈이 앞으로 어떤 짓을 할지 모른다. 상식을 이탈한 윤석열 정권과 발맞춰 일을 벌인다면 사회 질서를 어지럽히는 흉기로 작용할 것이다. 그가 어떤 말을 하든 빤스를 내릴 신자가 있는 한 그의 일탈은 또 계속될 것이다.

하나님과 멀어지는 성도가 점점 많아지는 것은 누구의 책임인가. 가나안 성도 200만을 헤아리는 상황에 와 있다. 기독교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는 한숨들이 끊이지 않는다. 정신 똑바로 차려야 한다. 성경말씀으로 글을 맺고자 한다.

"나더러 주여 주여 하는 자마다 다 천국에 들어갈 것이 아니요 다만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대로 행하는 자라야 들어가리라"(마 7:21)

"집 주인이 일어나 문을 한 번 닫은 후에 너희가 밖에 서서 문을 두드리며 주여 열어 주소서 하면 그가 대답하여 이르되 나는 너희가 어디서 온 자인지 알지 못하노라 하리니"(눅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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