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재(본 신문 발행인, Ph. D)

이해 불가다. 대통령과 그의 측근들은 도대체 어느 시대를 살고있는 사람들인가? 21세기 대명천지에 민주주의를 구가하는 나라에서 비상식이 도를 넘어도 한참 넘고 있다. 있을 수 없는 일이 정권 담당자들에서 빈번히 일어난다.

대통령의 해외 순방에서 MBC 기자는 대통령 전용기에 타지 말라고 통보했단다. 이런저런 이유를 댔지만 국익이 달려있는 외국 순방에 MBC 기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들고 있다. 국익이 아니라 정권의 이익이라고 말하는 것이 옳으리라.

그 중 구체적으로 든 예가 미국 순방 때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한 해주면 바이든이 쪽팔려서 어떻게 하나?"라는 발언을 MBC가 조작·왜곡 보도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도리어 그들 주장의 반대편에 서 있다.

MBC가 사실을 조작·왜곡해서 보도한 것이 아니라 현 정권이 잡은 권력으로 국민을 속이고 있다고 생각한다. 아전인수(我田引水)로 자신들을 합리화하기에 바쁘다. 음성 분석 전문 업체의 의뢰해 나온 결과도 그들은 쉬쉬하고 있다.

기회는 이때라고 생각했을까. 대통령의 동남아 순방 때, MBC 기자는 대통령 전용기에 타지 말라고 통고했다. 이 소식을 처음 듣는 순간 크게 웃음이 터져 나오려 했다. 어릴 적 소꿉놀이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이런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소꿉놀이에서 마음에 들지 않는 친구에게 종종 "너하고는 안 놀아"하며 밀어낼 때가 있었다. 유치한 아이들에게서나 볼 수 있는 장면이다. 여기서 유추해 낸 말이 '소꿉놀이 정권'이다. 민도는 한없이 고양됐는데, 하는 짓이 유치하기 이를 데 없는 현 정권을 두고 하는 말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동남아 순방 출국을 앞둔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한국기자협회, 전국언론노조, 방송기자연합회 등 언론 단체들이 MBC 취재진에 대한 대통령실의 전용기 탑승 불허와 관련해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 가관인 것은 이런 작태를 두고 통쾌하다, 속이 후련하다는 식으로 왕왕대는 같은 패거리 사람들이다. 대통령이 부족하면 아랫사람들이 보완해서 일이 되도록 해야 할 텐데, 오히려 통쾌하다고 박수를 치고 있으니 한심하기 이를 데 없다.

과거 김영삼 대통령은 지도자의 머리가 모자라면 똑똑한 참모를 쓰면 된다고 했다. 현 정권은 대통령도 모자라고, 대통령실을 비롯한 참모들도 모자르니 국정이 어떻게 되겠는가. 매사가 갈팡질팡이다. 망망대해에 방향 잃은 돛단배 같다.

논어 학이편에 ‘과즉물탄개(過則勿憚改)’라는 말이 있다. 잘못을 하면 즉시 고치기를 주저하지 말라는 뜻이다.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것은 흠이 되지 않는다. 잘못한 걸 인정하지 않고 온갖 변명을 늘어놓는 것이 도리어 문제를 확대시킨다.

급기야는 회복 불능의 상태에 이르게 된다. 집권 6개월도 안 돼 현 정권의 동력은 바닥이다. 윤 대통령의 선택지를 몇 가지 생각해 본다. 변화의 모습 보여주기를 권한다. 국정에 대한 변화는 제도 개편과 인적 쇄신에서 찾을 수 있다. 당장 급한 것은 인적 물갈이이다.

측근들을 대대적으로 교체해야 한다. 이번 이태원 참사가 선진 외국에서 일어났다면 내각 총사퇴하고도 남을 일이다. 국무총리, 행안부 장관, 법무부 장관, 경찰청장, 서울경찰청장 등 책임선상에 있는 사람들을 교체해야 한다. 거기에 대통령실 사람들은 경질해야 한다.

아직도 험한 입으로 갈등을 부추기는 권성동, 장제원 등 소위 윤핵관들을 멀리해야 할 필요가 있다. 자유당 때의 이기붕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그의 최후가 어떠했는지.... 정치적 분란에서 오는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의 몫이 될 수밖에 없다.

정권이 왜 이렇게 '맥아리'가 없게 되었을까? 필자 나름대로 이유를 몇 가지 들어 본다. 첫째, 0.26%로 신승한 사람이 압승한 것처럼 착각하고 국민과 야당 위에 군림하고 있다는 것. 둘째, 멸문지화까지 초래한 먼지털이 식 조국 수사에 대한 부메랑. 셋째, 전무한 정치 경험에 인사 실패. 넷째, 무속 신앙과의 관계성을 들 수 있겠다.

대선에서의 0.26% 신승은 겸손하게 정치하라는 뜻이 담겨 있다. 하지만 윤 정권은 오만함의 극치를 치닫고 있다. 조국에 대해 먼지털이 수사를 한 만큼 그런 눈으로 국민은 윤과 정권을 지켜 보겠다는 각오다. 임기 내내 피곤할 것이 분명하다.

몸에 밴 직업적 검사체질이 윤 대통령에게 그대로 남아 있다. 그가 말로 자주 설화에 오르는 것도 검사체질에서 나오는 현상이고 할 수 있다. 검찰과 특정학교 출신을 요직에 발탁해서 인의 장막을 구축한 것은 마이너스 요인이다.

마지막으로 하나 더 꼽자면, 대통령 부인을 매개로 한 천공과 건진 등 무속들과의 과감한 관계 단절이다. 이것은 루머 이상의 사실에 근거한 것 같은데, 사실이면 정말 위험하기 짝이 없다. 역사의 후퇴와 나라의 혼란을 야기하기 쉽다. 개혁 없인 변화 없다. 

발행인  gcilbo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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