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원용의 제주도 여행(15) - 여기가 어디일까?

함덕해수욕장을 향해 달리던 중 오른쪽에 거대한 탑이 보였다. 궁금증이 발동해 차를 세웠다. 우리나라에서는 처음 보는 반원형의 탑이다. 꼭대기에 있는 탑과 불상은 금색이다. 특이하다.

아래에는 원을 이루며 석가탑을 비롯한 다양한 탑과 부처와 석가여래불이 있었다. 관리하는 사람도, 불자도, 관광객도 눈에 띄지 않았다. 조용했다. 사원과 절은 아닌 것 같다.

“여기는 어디일까?”, “어느 종교일까?” 신도들의 헌금으로 만들어 세웠을 것이다. 사람들은 왜 탑과 동상을 만드는 것일까? 산에 가면 돌탑을 많이 볼 수 있다.

오가며 돌 하나하나 쌓은 것이 탑이 되었다. 탑이 모여 군집을 이룬다. 마음의 소원을 담아낸 것이라고 한다. 그런다고 소원이 이루어질까?

네팔의 수도인 카트만두에 있는 보다나트 탑을 떠올렸다. 세계에서 가장 큰 반원형 불탑이다. 1979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흰색으로 된 부처의 눈이 있다.

스와얌부나트 사원도 생각났다. 네팔에서 가장 오래된 사원으로 약 2천 년 전에 건립되었다. 사원 꼭대기에는 금빛 탑이 있는데, 거대한 눈이 그려져 있다.

종교가 많은 인도와 네팔, 파키스탄과 방글라데시.... 신앙심이 깊고 생활 중 절대 시간을 종교를 위해 보내는 사람들이다. 그런데도 가난과 병마, 자연재해에 시달리고 있다. 과연 신은 존재하는 것일까?

경내에는 야자수와 각양각색의 크고 작은 탑들이 있다. 이국적이다. 동남아시아에 있는 어느 나라에 온 것 같다. 탑 안으로 들어갔다. 반원의 강당이 있다. 커다란 석가모니불이 가운데 있었다.

제주도에 이런 곳이 있다니 신기하기만 했다. 여기가 어디일까? 트래킹밴드 회원님께서 알려주셨다. 1988년에 기공식을 한 후 1998년에 완공한 평화통일 불사리 탑사다.

조천읍에 있다. 백두산 천지와 정방향에 맞춰 건축했다. 한라산과는 일직선상이다. 불사리탑은 높이 33m의 3층 건물이다. 천상세계 삼십삼천을 상징한다.

원의 각도를 따라 360평이다. 둥근 우주의 완전한 평화와 행복을 상징한다. 3층 면적은 108평이다. 백팔번뇌를 상징한다. 모든 것에는 의미가 있다.

태원용 gcilbonews@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