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 제5회 경북서지방 성로회 수양회.... 느보산에서의 모세처럼

모임은 김천의 한 음식점이었다. 제5회 경북서지방회 성로회 수양회를 음식점에서 진행한 이유가 있을 것 같았다. 여러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했겠지만 이런 것도 하나의 이유가 되지 않을까 싶다.

수양회를 마치고 점심식사를 해야한다. 은퇴하신 장로님들이어서 거동이 불편하다. 대부분 7,80대이고 그중 90이 넘은 장로님들도 여럿이다. 주어진 육체가 운신의 폭을 점점 좁게 하고 있다.

오전 11시 정각, 시간에 맞춰 식장으로 갔다. 30여 분의 장로님들이 자리를 잡고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신앙의 연륜이 묵직하게 다가왔다. 6,70년대 교계 부흥의 주춧돌 역할을 한 믿음의 선배들이다.

성로회 회장을 맡고 있는 박점주 장로님(김천은혜교회)은 젊은이 못지않은 열정으로 이번 행사를 준비했다. 초청장 발송과 연락을 꼼꼼하게 챙겼다. 설교 문제로 나와도 여러 번 전화 통화를 했다.

임원들도 한 몸이 되어 준비에 심혈을 기울인 것으로 알고 있다. 참석한 분들 중엔 얼마 전까지 지방회에서 머리를 맞대고 함께 일한 장로님들도 있었다. 피해갈 수 없는 시간, 세월의 무상함을 느꼈다.

9월의 마지막 날, 가을의 향취가 피어오르기 시작한 날 장로님들은 그렇게 모여 신앙을 다졌다. 음식점 별관 안은 공기가 달랐다. 무어랄까. 따뜻함과 평화로움이 어우러져 있다고나 할까?

별관 홀 정면에 행사를 알리는 커단란 플래카드가 붙어 있었다. 그것을 보는 순간 나도 모르게 움찔했다. '경북서지방회 제5회 성로회 수양회 / 강사 이명재 목사(지방회장) / 일시 2022. 9. 30(금) / 장소 김천 옥류관'

지방회장으로서 말씀을 전할 일이 적지 않다. 하지만 '강사 이명재 목사'라는 단어는 무척 생소하게 다가왔다. 마치 부흥 '강사'의 그것처럼... 진실되이 겸손하게 말씀을 전해야겠다고 각오를 다지게 했다.

회장 박점주 장로의 사회로 수양회는 다음과 같이 진행되었다. '묵도, 찬송(323장), 기도(부회장 송도일 장로), 성경봉독(총무 김동환 장로), 말씀선포(지방회장 이명재 목사), 광고(사회자), 축도(설교자).

설교 본문은 신 34:1-8이었다. '너보산에서의 모세처럼'이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전했다. 출애굽한 이스라엘 40년 광야생활의 지도자 모세가 약속의 땅 가나안을 밟지 못하고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다.

인간적으로는 한없이 야속하겠지만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며 느보산상에서 죽음을 맞이한 사람 모세는 하나님께서 무척 사랑하신 종이었다. 천국의 예표인 가나안이 아니라 진짜 천국으로 부르셨으니까.

장로님들은 모두 은퇴하셨지만 주님께 순종하고 말씀 위에 굳게 섬으로써 각 가문 믿음의 중심 역할을 잘 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것은 느보산에서의 모세와 같은 자세를 강조하는 말이었다.

사회를 맡은 박점주 장로님이 몇 가지 광고를 한 뒤 축도로 예배의 전 과정을 마쳤다. 점심식사 시간이다. 감사 고상호 장로님이 식사 기도를 했다. 메인 홀로 자리를 옮겨 전복갈비탕을 맛있게 먹었다.

점심은 회장 박점주 장로님이 대접하는 것이다. 식사시간은 같은 테이블에 앉은 사람들이 정담을 나누는 시간이다. 그리고 각자의 삶을 공유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의외로 유익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식사를 마치고 돌아갈 때 선물이 하나씩 전달되었다. 서산김세트이다. 약소하나마 지방회장으로서 최소한의 예는 차려야 할 것 같았다. 나의 장인 되시는 박영재 장로님이 살아계셨으면 이 자리에 함께 하셨을 게 분명하다.

교계가 매우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다. 간절한 기도가 필요할 때이다. 3년 반 가뭄으로 팔레스타인 온 땅이 피폐했을 때 에스겔의 간절한 기도로 큰 비가 내렸듯이 '나'부터 깨어서 기도할 때, 우리 교계도 다시 일어날 수 있지 않을까.

취재부 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