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참 길다. 많은 일정을 보냈음에도 아직 첫날이다. 새벽에 집을 나선 탓이다. 비행기 타고 제주도에 도착해서 쉼 없이 여행했다. 서귀포호텔에 체크인했다. 생각보다 괜찮다.

저녁 식사하러 가지 전 중문단지에 있는 주상절리에 왔다. 주차요금이 있는데 직원이 퇴근해서 내지 않아도 되었다. 오후 6시까지였다. 아쉬웠던 차에 바다로 가는 길을 발견했다.

소나무가 많은 산책로였다. 막힘없는 바다를 보니 가슴이 탁 트였다. 시원한 파도 소리가 귀를 맑게 했다. 대포 해안이다. 오른쪽으로 수직 기둥이 있는 주상절 리가 조금 보였다.

전체적으로 가까이에서 못 봐서 아쉬웠는데 그나마 다행이다. 에머랄드 바다와 해안 절경이 조화를 이루었다. 주상절리는 4-6각형 기둥으로 현무암질 용암류에 나타난다.

화산이 폭발하여 흘러내리는 용암이 차가운 바다와 만나서 이런 모습이 되었다. 용암이 식으면서 수축작용으로 생긴 것이다. 이곳 대포 주상절리는 우리나라에서 최대 규모다.

높이 3~40m로 해안을 따라 약 2km에 걸쳐 있다. 제주도 천연기념물 제443호로 지정되어 있다. 바람·파도·시간의 만남으로 이루어졌다. 자연이 만들어 준 천혜의 선물이다.

육지에 있는 주상절리와는 규모 자체가 다르다. 확실히 바다의 것이 우위에 있다. 무엇보다 이곳은 바다가 있는 제주도 아닌가! 하늘과 맞닿아 있는 바다가 바로 눈앞에 펼쳐졌다.

철석이며 바위에 부딪히는 파도가 눈을 시원하게 한다. 크고 작은 몽돌과 만나서 소리 내는 자연의 소리가 좋다. 계단에 앉아 바다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짭조름한 해풍이 시원하게 불어왔다. 파도와 흰 구름이 나에게 몰려왔다. 늦었지만 이곳에 온 보람을 가지고 떠날 수 있다. 산책로를 따라 걷다보니 쭉 뻗은 야자나무 가로수가 이국적이었다.

태원용  gcilbo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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