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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나태주의 '늦여름'
편집부 | 승인 2022.09.16 13:46

 

 

 

늦여름... 나태주 詩

 

네가 예뻐서

지구가 예쁘다

네가 예뻐서

세상이 다 예쁘다

벗은 발 예쁜 발가락

그리고 눈썹

네가 예뻐서

나까지도 예쁘다

 

* 이 짧은 시에 '예쁘다'는 말이 일곱 번 나온다. '예쁘다'는 가시적인 것에 대한 평가이지만 이 시에서는 이미 화자의 마음이 예쁨의 기준 위에 서 있다. 예쁜 마음으로 보는 사물과 현상이 아름답지 않은 것이 있겠는가. 시인은 앵글의 초점을 미시에서 거시로, 다시 거시에서 미시로 자유롭게 들고 다닌다. 이 시의 제목은 '늦여름'이다. 늦여름이 예쁘다는 것이다. 그것도 만물을 아름답게 보도록 만드는 원천이라는 뜻이 담겨있다. 뭐랄까. '늦여름'은 늦은 여름에 만난 연인이라고 해도 좋지 않을까. 늦여름은 청명한 하늘과 상쾌한 바람을 동반하고 나에게로 달려온다. 이런 연인이 예쁘지 않을 수 없다. 여름에서 가을로 가는 길목, 아침 저녁으론 기온이 서늘하다(耳穆).

편집부  gcilbo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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