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케 해변 북쪽에 순짜 반도가 있다. 첫날 아침, 그랜드 골드 호텔 루프탑에서 보니 동쪽 해변 끝 언덕 위에 해수관음상이 보였다. 베트남에서 제일 큰 불상인 해수관음상이다.

2000년에 건축되고 나서 다낭에는 신기하게도 태풍 피해가 없었다고 한다. 다낭 시민들에게는 수호신과 같은 존재다. 다낭 동서남북에 우뚝 서 있는 해수관음상이 다낭을 보호하고 있다고 믿는 것 같았다.

영흥사는 베트남어로 링엄사 또는 링응사라고 부른다. 우리나라 말로 영흥사라고 하면 현지인들은 알아듣지 못한다. 영흥사는 한자를 우리나라식으로 말했기 때문이다.

링응사는 신이 어부에게 감응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베트남 전쟁 때 죽은 영혼들을 달래기 위해 개인이 지었다. 2010년에 베트남 전쟁으로 파괴된 사원을 재건축했다.

법당에서 소원을 빌고 그 내용을 글로 적어 비밀스럽게 몸에 지니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속설이 있다. 그래서 비밀의 사원이라고 부른다.

세계 여러 나라를 여행하면서 이런 전설 같은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실제로 그럴까 하는 의문을 가지고 있다. 만약 기적 같은 일을 경험한 사람이 있다면 만나서 듣고 싶다.

용마루와 기둥에 용 장식을 한 대웅전이 화려하고 넓었다. 지붕 위를 비롯하여 기둥과 절 곳곳에 용이 가득한 것이 특색 있다. 나라마다 건축양식이 다른 것이 볼거리이다.

정원도 꽤 넓었다. 커다란 화분마다 다양한 분재가 가득했다. 처음 보는 분재는 이름이 궁금했다. 아쉽게도 분재에 관한 설명이나 이름은 적혀 있지 않았다.

특이한 분재는 머물러 더 바라보았다. 호이안에서 본 하얀 색의 예쁜 꽃 ‘플루메리아’가 반가웠다. 은은한 자스민 향이 났다.

67m의 해수관음상은 멀리서 보았을 때와는 달리 무척 컸다. 하얀색이어서 그런지 30층 높이가 더욱 높아 보였다. 베트남 최대 불상이라고 할 만했다. 관음은 바다의 수호신 역할을 한다.

남중국해가 보이는 2층으로 된 기와 출입구가 베트남스러웠다. 기와를 얹었고 구멍이 층마다 3개씩 6개가 뚫렸다. 지대가 높아서 다낭시와 미케 해변이 시원하게 펼쳐졌다.

한강 다리가 보였고, 그랜드 골드 호텔을 어림잡아 찾아봤다. 계단 양쪽에도 역시 커다란 용이 입을 벌린 채 있었다. 곳곳에서 용을 많이 봐서 이제 도리어 친근하게 느껴졌다. 내가 용띠라서 그런 것 같다.

가이드가 이곳은 일몰 무렵이 아름답다며 이 시간에 왔다. 복잡한 시내와는 달리 한적해서 현지인이 많이 찾아오는 것 같았다. 짧은 기간 머물렀지만 베트남 사람들의 의식주를 볼 때 중국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다.

그럼에도 중국사람처럼 시끄럽지 않고 조용했다. 국민성은 좀처럼 변하지 않는다. 여행하면서 경험하기로는 중국 사람과 이스라엘 사람이 제일 시끄럽고 예의가 없었다.

태양이 서산으로 넘어가니 절 곳곳에 노랑 불빛이 들어왔다. 고느넉한 분위기가 아름답게 펼쳐졌다.  

태원용  gcilbo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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