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튼을 젖히며 다낭에서 두 번째 아침을 맞이한다. 아침 햇살이 가슴으로 들어왔다. 침구가 편안해서 좋았고 피곤함이 더해서 깨지 않고 푹 잘 잤다. 오늘도 변함없이 해변에는 사람들이 가득 모여있다. 일상인 듯했다.

어제 가이드에게 무엇을 하는 곳인지 물어보았다. 새벽에 어시장이 열림다고 말했다. 잡히는 어종은 다양하지 않다고 했지만 어시장이 새벽에 열린다는 자체로 궁금증이 일어났다.

아내와 함께 호텔을 나왔다. 새벽 5시가 조금 넘었지만, 동쪽 산 위에서 태양이 고개를 내밀었다. 아침 공기가 상쾌했다. 베트남은 한낮에는 뜨겁지만, 아침저녁으로 선선하다. 그래야 사람이 살 수 있다.

바다를 보면서 야자수 아래를 걸으니 베트남에 여행 온 기분이 난다. 바닷가 도로에는 오토바이가 많이 세워져 있었다. 새벽 어시장에 도착했다. 멀리서 볼 때와는 달리 제법 많은 사람들이 오가며 모였다.

아침을 여는 부지런한 사람들이다. 바다에 떠 있는 배에서 바구니에 생선을 가득 담아 옮기고 있었다. 베트남의 상징이 된 바구니 배도 여 척 보였다. 원래 어업에 종사하는 어부들이 사용하는 배다.

얕은 해변까지 들어가기 쉽다. 그런데 이상한 점은 갈매기가 한 마리도 없다는 것이다. 먹을 것이 있으면 갈매기가 모여들기 마련이다. 평상시에도 바다 위를 나는 갈매기를 보지 못했다. 이런 해변은 처음이다.

어시장이 파장하고 생선 부산물을 모아서 치운다고 하지만 고개를 갸우뚱하게 했다. 가이드의 말과는 달리 좌판에는 다양한 어종의 해산물이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안면 있는 것도 있지만 대부분 처음 보는 생선이다.

신기하게 생긴 생선과 갑각류도 보였다. 갓 잡아 왔기에 눈동자가 살아 있다. 흥정을 마친 사람은 바구니와 비닐봉지에 해산물을 담아 돌아갔다. 오늘 아침 밥상에 오를 것이다.

‘저 생선은 얼마나 될까?’

많은 사람이 모여 생선을 팔고 사는 데 소란스럽지 않다. 큰 소리가 오가지 않고 대체로 조용하다. 경매를 부치는 사람도 생선을 사는 사람도 큰 소리로 말하지 않았다. 베트남 사람의 성격인 것 같다.

기대 이상으로 볼거리가 많았던 새벽 어시장이다. 정말 구경 잘 했다. 부지런한 사람을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시장은 언제 보아도 생동감이 넘쳐서 좋다. 살아있다는 것은 아름답다. 사람 사는 모습은 어디나 비슷하다.

자연스럽게 형성된 새벽 어시장과 여유로운 해변이다.

태원용  gcilbo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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