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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시평] 지록위마(指鹿爲馬)는 읍참마속(泣斬馬謖)으로이명재(본 신문 발행인, 철학박사)
발행인 | 승인 2022.08.12 22:26
이명재(본 신문 발행인, Ph. D)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행안부 경찰국이 기어이 출범했다. 그것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 자못 궁금하다. 유신시대 때 자주 들어야 했던 '내무부 치안본부'와 오버랩되어 기분이 좋지는 않다. 그곳 대공분실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용공좌경으로 몰려 고난을 당했는지 모른다.

무식하면 용감해진다는 말이 있듯이 이 경찰국 설치 하나만 놓고 보더라도 현 정권의 무지를 읽게 된다. 그들이 아무리 추진하고 싶어도 국민이 반대하면 그만두는 게 옳다. 주권이 국민에게 있는 우리나라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윤 정권은 보란 듯이 밀어 붙였다.

더 가관인 것은 초대 경찰국장이라고 임명한 사람의 문제성이다. 지난 경찰서장 회의의 주모자들이 경찰대 출신이라고 해서 비경찰대를 고집하다 보니 이런 사달이 벌어졌다. 김순호는 학원뿐 아니라 노동운동 단체인 인천부천민주노동자회(인노회)에서 공안당국의 밀정(프락치) 역할을 한 사람이다.

이런 사실은 김순호의 밀정 피해자들이 한결같이 밝히는 내용이다. 김순호로 인해 인노회뿐 아니라 당시 성균관대 언더 써클이 초토화되고 말았다. 피해자 중에 고문 후유증으로 목숨을 잃은 사람도 있다. 밀정 노릇을 한 대가로 그는 경찰에 특채된 이후 승승장구 치안감까지 올랐다.

김순호는 운동(movement)을 하다가 변절한 이들이 약방의 감초처럼 사용하는 '주사파'를 팔며 변절을 합리화하려 하지만 어림없는 짓이다. 운동을 한 사람 중 남한의 민주통일 운동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참고용으로 주체사상에 관심을 가진 사람은 있었지만 그것에 경도되어 추종한 사람은 없었다.

김순호에 대한 밀정 자료는 당시 활동을 같이 했던 사람들의 증언뿐 아니라 체재 유지의 전위대 역할을 한 보안사령부 작성 문건에도 고스란히 기록되어 있다. 강제 징집당한 김순호로부터 보고 받았다는 내용에는 언더 써클의 조직도, 합숙 MT 일정, 학내 동향 심지어 어디에서 어떤 책을 읽었는지까지 구체적으로 진술되어 있다.

김순호 경찰국장(왼쪽)과 인노회에서 활동하다가 구속, 고문 후유증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최동 열사의 추모식에 참석한 인노회 동지들....(사진=경향신문)

휴가 중에 친구들과 술 마신 내용만 보고했다며 일부 세력이 프레임을 씌우려 한다는 그의 주장이 우습게 되고 말았다. 이런 보안사 문건조차 "전혀 모르는 얘기들투성이"라고 변명하면서 "문건의 유출 경위와 유출자에 대해 수사의뢰를 할 것"이라고 엉뚱한 곳으로 화살을 돌린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과 윤희근 경찰청장은 김순호의 밀정 사실을 몰랐다고 말했다. 이 말이 사실인지 아니면 면피용 발언인지는 모르겠으나 그 사람들 역시 책임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무엇보다도 인사검증 시스템이 얼마나 허술했으면 반대 진영의 공격 타깃이 될 게 뻔한 밀정을 선택했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정치는 타협의 산물이란 말이 있다. 여야간 하나를 얻기 위해서 둘을 내어 줄 때도 있어야 한다. 하지만 윤석열 정권은 그런 정치력이 없다. 검찰 출신이어서 그런가. 검사는 유죄 아니면 무죄 양자택일에 길들여진 사람들이다. 아마튜어(정치 신인)가 참신성을 잃으면 프로보다 더 악해질 수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도가 10% 후반대로 떨어졌다는 언론 보도가 있었다. 전 정권 반대 심리에 기대어 정권은 잡았다. 하지만 대통령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을 것이다. 취임 1백여 일의 현상이 이러하니 돌파구도 마땅치 않다. 소위 윤핵관과 한동훈, 이상민, 김순호 같은 이들에 연연한다면 더 어려워질 수 있다.

대통령이 서투니까 밑의 사람들이 덩달아 경거망동(輕擧妄動)이다. 이럴 때 윤 대통령이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은 무얼까. 지록위마(持鹿爲馬)의 사람들을 읍참마속(泣斬馬謖)의 자세로 정리하는 것이다. 윤 정권에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며 희희낙낙(喜喜樂樂)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김순호도 그런 사람 중 하나다. 파면이 정답이다.

발행인  lmj228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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