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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봉 칼럼] 정전/휴전협정에 관해이재봉(원광대 정외과 명예교수, 평화학)
취재부 | 승인 2022.08.01 16:42

7월 27일, 정전/휴전협정 기념일이다. 1950년부터 3년간 싸우다 1953년 멈추거나 쉬자고 합의한 날이다. 1951년부터 정전/휴전 회담을 시작했으니 협상 타결에 2년 걸렸다. 전쟁을 완전히 끝내고 평화를 되찾자는 종전/평화협정이 아니라 어정쩡한 정전/휴전협정 맺는데.

정전협정 체결에 오랜 시간이 걸린 큰 이유는 포로송환 문제였다. 남쪽엔 10만 명 훨씬 넘는 포로가, 북쪽엔 1만 명 남짓 포로가 있었다. 양쪽 숫자가 너무 불균형적이라 남쪽에선 맞교환을 꺼렸다. 북쪽에선 제네바협약에 따라 모두 보내라고 주장하고, 남쪽에선 남한이든 북한이든 제3국이든 포로가 원하는 대로 보내겠다고 맞섰다. 이에 거제도 포로수용소 안에서도 조그만 전쟁이 터졌다. 북쪽으로 돌아가겠다는 포로들과 남쪽에 남거나 제3국으로 가겠다는 포로들 사이에 전향자/배신자 논란이 일며 죽고 죽이는 패싸움이 종종 벌어진 것이다.

1951년 6월 5일 거제 포로수용소 7구역을 찾은 국제적십자위원회 프레데릭 비에리 대표단원을 향해 “거제 수용소는 지상낙원”이라는 손팻말 들고 환영하고 있다.사진 출처 : 2020-06-24 인터넷 한겨레/출처 : 한겨레:온(http://www.hanion.co.kr)

정전회담이 열리는 동안 38선 근처에서는 치열한 공방이 벌어지며 양쪽 군인들이 덧없이 죽어갔다. 정전협정이 맺어지면 그때까지 점령하는 지역을 따라 휴전선/국경선을 긋기 때문에 한 치라도 더 차지하려고 끊임없이 사투를 벌인 것이다. 특히 ‘고지’ 쟁탈전이 치열했다.

남한의 정전협정 반대도 문제였다. 전쟁이 터지자 이승만은 잽싸게 도망쳐놓고도 기어코 ‘북진통일’ 이루겠다며 휴전회담을 반대했다. 미군/유엔군 없이 남한군 단독으로라도 북쪽으로 진격하겠다는 고집을 부리면서. 육사생도들까지 휴전반대 시위에 동원했다. 휴전을 강행하던 미국은 1952-53년 적어도 두 번 이승만을 체포하거나 극비리에 제거할 계획을 세웠다. 결국 정전협정에 북한, 중국, 미국/유엔만 참여하고 남한은 빠졌다. 남한은 정전협정 당사자가 아니기에 종전/평화협정에 참여할 자격이 없다는 얘기가 일각에서 나오는 이유다.

이 때문인지 남한에선 정전협정 기념일이 웬만한 달력엔 표시되지 않는다. 별 의미 없는 날이란 말이다. 북한에선 크게 다르다. ‘전승절’로 ‘국가 명절’이다. 미국 제국주의가 점령한 남조선을 해방시키기 위한 전쟁에서 이긴 날이란 뜻이다. 6월 25일부터 7월 27일까지 한 달을 '반제반미투쟁 월간‘으로 정해놓고 있기도 하다.

참고로, 내가 1998년 10월 평양 방문 첫날 호텔방 벽에 걸린 달력을 꼼꼼히 들춰보니 7월 27일이 ‘조국해방전쟁 승리의 날’로 표기돼있었다. 둘쨋날 조선혁명박물관을 방문해 안내를 맡던 로동당 지도원과 가벼운 입씨름을 벌였다. “나는 6.25가 분명히 북쪽의 남침에 따른 전쟁이라고 공부했다. 북쪽 주장대로 남쪽이 먼저 침략한 전쟁일지라도, 7월 27일은 정전협정 맺은 날이지 어찌 전쟁에서 이긴 날인가, 미제로부터 남조선을 해방시키지도 못했으면서 왜 ‘조국해방’이고, 전쟁 이전보다 땅을 더 빼앗겼는데 어떻게 ‘전쟁승리’인가”고 시비 걸었다. 상대의 대답은 간단했다. “미제가 먼저 침략한 전쟁을 막아냈으니 미제로부터의 해방이요 승리”라는 것이다.

지난 7월 23일 오후 임진각 망배단 앞에서 열린 6·25전쟁 정전협정 체결 69년 한반도 종전 평화 문화제 <7.23 디엠지(DMZ)로 모이자! 휴전에서 평화로>에서 참석자들이 ‘전쟁을 끝내자’라고 쓴 대형 펼침막을 들고 함께 펼치는 상징의식을 하고 있다. 행사장 뒤로 초록빛 비무장지대가 보인다. 파주/김경호 선임기자(출처 : 2022년 7월 23일 인터넷 한겨레 / 출처 : 한겨레:온(http://www.hanion.co.kr)

정전협정 기념일이든 전승절이든, 이 날을 맞으며 꼭 생각해보자. 정전/휴전협정을 왜 69년이나 흐르도록 종전/평화협정으로 바꾸지 못하는지. 남북 최고지도자들이 2018년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 추진을 합의하고, 남한 대통령이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년 연속 유엔에서 종전선언을 호소했는데, 누가 왜 전쟁 끝내는 것을 반대하는지. 미국을 바로 알고, 한국전쟁이 끝나기는커녕 한반도가 또 다른 전쟁터가 되는 걸 막아야 하지 않을까.

취재부  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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