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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김수용의 '여름은 깊어만 가고'
편집부 | 승인 2022.07.30 12:44

      여름은 깊어만 가고
                       詩 / 김수용

풀벌레 노래하는
개건너 과수원 가는 길

뜨거운 태양 아래 옥수수는
탐스럽게 익어가고
냇가에 물장구치는 아이들
해지는 줄 모른다

흙먼지 날리는 메마른 황토밭엔
앳된 아낙네의
애절한 사연이 가득하고

검게 그을린 얼굴에 흐르는
세월의 땀방울엔
고된 삶의 질곡이 남아있다

채마밭 사이로 군락을 이룬
개망초의 하얀 미소에
한낮의 열기는 식어가고

뻐꾸기 구슬피 우는
저녁노을 아래
여름은 점점 깊어만 간다

* 정물화를 몇 개 이어놓은 것 같다. 거기에 청각을 살며시 스치는 배경 음악이 흘러나오고... 중복이 지나고 여름이 점점 깊어만 간다. 그래도 불볕 더위의 위세는 여전하다. 이럴 땐 소낙비라도 한 줄 쏟아지면 좋겠다. 비 대신 시인가. 김수용 시인의 '여름은 깊어만 가고'를 꺼내 들었다. 여름의 시공이 펼쳐진다. 등장하는 소재도 온통 여름과 관련된 것이다. 관련된 것 중에서도 어릴 적 추억을 소환해 낸다. 풀벌레, 개(개울), 옥수수, 물장구, 황토밭, 채마밭, 개망초, 뻐꾸기... 시 중간쯤 '앳된 아낙네의 애절한 사연'은 어떤 내용일까. 슬픈 이야기를 안고 뙤약볕 아래 굽힘 없이 살아가는 억센 여인... 우리의 전형전인 여성상이다. 모든 게 마지막 단어 '저녁노을'로 빨려 들어가 정돈된다. 여름은 점점 깊어만 가고...(耳穆)

 

편집부  gcilbo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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