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가 어디로 흘러가는지 모르겠다. 국민도 가치관 혼돈을 심하게 겪고 있다. 정치하는 사람들의 책임이 크다. 국가 시스템이 제대로 가동된다면 그나마 의지처가 될 터인데, 그렇지 못한 실정이다.

윤 대통령도 당선 직후 화합과 통합을 강조했다. 이건 지금 야당이 된 정당도 마찬가지였다. 지지자들만의 대통령이 아니라 지지하지 않은 자를 포함한 국민 전체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호언했다.

하지만 구두선에 지나지 않게 되었다. 화합을 위한 실천적인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도리어 그 반대다. 국가 기관과 공기업 대표들을 국정철학이 맞지 않는다며 내쫓으려 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국민권익위원장과 방송통신위원장은 문재인 정권 때 임명된 사람들이다. 모두 임기가 보장되어 있는 자리이다. 이런 사람들에게 전방위적으로 사퇴 압력을 가하는 것은 월권임을 알아야 한다.

더 가관인 것은 감사원이 하는 짓이다. 국민권익위원장과 방통위원장이 사퇴할 의사가 없음을 천명했다. 윤핵관 중 한 사람이 사퇴를 압박하자 감사원이 느닷없이 감사에 들어가겠다는 것이다. 정권의 주구를 자처하는 꼴이 아니고 무엇인가. 

정권이 바뀌지 않았어도 감사원이 이런 짓거리를 했을까. 감사원은 중립적 입장에서 정치적으로 자유롭게 맡은 바 소임을 다 할 의무가 있다. 정권을 위해서가 아니라 국민을 위해 일해야 한다. 

감사원이 정치색을 띨 때 이미 감사원이 아니라 정치적 결사체의 하수인으로 전락하고 만다. 대통령 직속이지만 활동에 제약받지 않도록 보장받은 곳이 감사원이다. 하지만 스스로 카멜레온이 되고 있으니....

이런 권리를 스스로 반납하고 정권의 요구에 알아서 기는 것, 적어도 감사원만은 이렇게 해서는 안 된다. 정권 교체기에 감사원이라도 바로 서 있으면 혼란과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 그런 감사원인데 지금 하는 짓이란....

문재인 정권 때 윤석열은 검찰총장이었다. 2년 임기를 보장받은 이유로 그를 그만 두게 하지 않았다. 정권과 지향하는 결이 다름에도 그를 면직하지 않은 것은 문 정권의 유약함에 기인한다는 보는 국민이 많다.

국민권익위와 방송통신위에 대해 감사원이 감사에 들어간다는 소식이다. 그 두 기관은 작년 말 감사원의 감사를 받았으니 또 받을 이유가 없다. 정권 실세의 말 한마디에 움직이는 감사원이라면 이미 생명력을 상실했다.

감사는 정권의 입맛이 아니라 국민 유익의 관점에서 해야 한다. 권익위와 방통위를 콕 집어 하는 감사를 국민을 위해 한다고 볼 사람이 몇이나 될까. 공공 기관의 장(長)에 대한 임기 보장은 권력 분산의 의미가 있다.

다시 한 번 처음으로 돌아간다. 정말 막막하다. 우리의 정치를 생각하면 화가 치민다. 이 삼복 더위에... 정치권, 특히 윤 정권 및 집권 여당은 국민에게 정쟁이 아니라 평화와 화합을 선물할 수 있게 하라. 

편집부  gcilbo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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