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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백신종의 '아픈 소리 깔려있지 않은 사람이 있으랴'
취재부 | 승인 2022.06.01 18:52

아픈 소리 깔려있지 않은 사람이 있으랴

                               詩 / 백신종

 

어디든 쓰임이 있을 거라며 허둥대다가

이제는 어디에도 도움조차 될 수 없는

그런 나이임을 알고서야

서글피 파장 주막에서 힘들게

막걸리 잔을 들어 올리듯

보이지 않는 나를 붙잡고

네 고단한 보따리를 풀어 본다

 

버티기 힘들면 즐기라 했지만

그게 어디 쉬운 일인가

아파도 웃는 넉넉한

너에게 찾아온 몹쓸 손님은

내가 잘 배웅할 터이니

걸음걸음 옮길 때마다

쏟아지는 별빛처럼 반짝이며

이 고개를 넘자

누군들 두드려 보면

가슴 한 켠에 아픈 소리가 깔려있더라

 

삶 자체가 시()인 사람이 있다그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가 시어인 사람이 있다백신종 시인이 그런 사람이다사고의 폭이 넓은 만큼 행동의 폭도 넓다방방곡곡이 백 시인의 활동처다그래서 그에게 붙은 별명이 축지법 산신령이다지리산 계곡의 삼봉재에 있다가 갑자기 서울에 광주에 부산에 원주에이 시도 아침 일찍 삼봉재 앞 서마지기 논배미 물 잡고 12:40 발 서울행 버스에 몸을 싣고 즉흥적으로 읊은 시다그의 삶이 시란 이유는 이런 데 기인한다고희(古稀)를 넘긴 연치를 갖고 있지만 마음은 언제나 청춘하지만 나이를 떠올리는 순간 시인은 허탈해진다이때 유일한 벗은 막걸리이다그 속에서 고단했던 삶이 실타래 실 풀리듯 술술 풀린다그 실타래를 받아주는 사람이 곁에 있다는 게 복이다세월의 고비를 함께 넘는 동반(同伴)때로 노쇠한 생명을 노리는 불청객이 찾아올지라도 시인이 잘 배웅할 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한다이 시의 결론이 재미있다. ‘누군들 두드려 보면 가슴 한 켠에 아픈 소리가 깔려 있더라’ 여기서 예외인 사람은 하나도 없을 터(耳穆)

취재부  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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