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누구를 찍어야 하지요? 후보들이 많아서…"

연세 드신 어른들이 물어옵니다. 정치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자부하는 사람도 많은 출마자들 중 누구를 선택해야 할지 헷갈립니다. 연세 드신 분들은 더 말할 필요가 없겠지요.

누굴 찍어야 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즉답을 할 수 없었습니다. 우리 서민을 진정으로 위할 수 있는 사람을 찍으시라고 조심스럽게 말합니다만 물은 어른의 머리가 갸우뚱해집니다.

그도 그럴 것이 답변이 애매모호합니다. 아주 추상적입니다. ‘서민은 진정 위한다는 것’은 사람의 처한 상황에 따라서 또 지향하는 목표에 따라서 차이가 따를 것이기 때문입니다.

여기서의 '서민'은 보는 관점에 따라 다릅니다. 다른 사람이 보기에 부유한 사람도 자신을 서민이라고 여긴다니까요. '진정'의 정도도 사람에 따라 다르고, '위하는 것'도 편차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것을 보다 구체화시켜 몇 가지 투표 기준을 생각해 보려 합니다. 지역성에 결박, 투표 성향이 굴곡되어 있는 우리가 사는 TK지역에 더 절실하게 요구되는 내용이 될 것입니다.

첫째, 연고주의에서 탈피한 투표를 해야 합니다. 민주주의 맹아기에 힘을 발휘하는 게 연고주의입니다. 혈연(血緣)ㆍ지연(地緣)ㆍ학연(學緣)ㆍ교연(敎緣) 등 인연에 얽힌 투표입니다.

이 연고주의가 민주주의가 어느 정도 진전된 오늘날도 잦아들지 않고 있습니다. 전 계층과 영역을 파고들고 있습니다. 정당의 지향점과 정책보다 여기에 매몰되어 투표합니다. 탈피할 때가 지났지요.

둘째, 가진 소수자가 아니라 일반 서민들에게 다가오려는 후보에게 표를 주어야 합니다. 건강한 정치는 조화로운 사회를 지향합니다. 서민 위에 군림하려는 정치 지도자는 결함자입니다.

선거 때 서민을 위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후보는 한 사람도 없습니다. 선거 때 표를 달라고 위하는 척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선거 때만 나타나 손을 내미는 사람들입니다. 이런 자들에게 투표하면 안 되겠지요.

셋째, 깨끗하게 살아온 후보에게 투표합니다. 범죄로 인해 법의 심판을 받은 전력이 있는 사람들은 떳떳한 삶을 살지 못한 이들입니다. 자기 유익을 위해서 유권자를 배신하기 쉽습니다.

특별히 사회악법이라고 하는 성 관련 범죄, 세금 포탈, 음주 운전 등으로 법의 심판을 받은 후보들은 경계해야 합니다. 자기 억제력이 부족한 사람들입니다. 사회에 해악을 끼칠 여지가 많습니다.

넷째, 봉사가 생활화된 후보를 뽑습니다. 삶에는 두 가지 길이 있습니다. 자기 자신만을 위한 길과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는 길입니다. 이웃, 특히 사회적 약자를 생각하며 사는 삶은 고귀합니다.

제가 알고 지내는 한 집은 식구들이 모였다 하면 재테크 이야기입니다. 투자해서 얼마를 벌고 또 잃었다는... 또 다른 한 집은 봉사와 기부로 이야기꽃을 피웁니다. 듣는 이의 귀가 즐겁습니다.

대충 표의 윤곽이 드러나지요? 보다 쉽게 찍을 후보를 선택하기 위해서 꼭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각 가정으로 배달된 선거공보를 꼼꼼하게 읽어본 뒤 투표에 임할 필요가 있다. 투표에 도움될 정보가 담겨있습니다.

선출직 공무원은 사회와 사람을 섬기는 봉사자입니다. 선거운동 기간동안 후보도 지지자들도 열심히 뛰었습니다. 후보 모두가 당선의 기쁨을 맛 볼 수는 없습니다. 혹 낙선한다 하더라도 애석해하지 마십시오.

봉사하며 살 길은 무한하게 열려있습니다. 꼭 선출직 공무원이 아니더라도 다른 봉사의 길이 많습니다.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란 말이 있지 않습니까. 모든 것이 마음 먹기에 달렸다는 뜻입니다(발행인 이명재 記). 

취재부  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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