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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김영랑의 '5월'
편집부 | 승인 2022.05.14 22:08

               5월
                              詩 / 김영랑

들길은 마을에 들자 붉어지고
마을 골목은 들로 내려서자 푸르러진다
바람은 넘실 천이랑 만이랑
이랑이랑 햇빛이 갈라지고
보리도 허리통이 부끄럽게 드러났다

꾀꼬리는 엽태 혼자 날아 볼 줄 모르나니
암컷이라 쫓길 뿐
숫놈이라 쫓을 뿐
황금 빛난 길이 이지럴 뿐

얇은 단장하고 아양 가득 차 있는
山 봉우리야 오늘밤 너 어디로 가버리련?

* 시는 시공을 날아다니며 자신을 과시하는 예술이다. 따라서 시인의 상상력이 세상 넓은 줄 모르고 확산된다. 이것이 시의 힘이자 시인의 마력이다. 우리 현대시 1세대 시인이라고 할 수 있는 영랑도 여기에 벗어나 있지 않다. 5월의 중순에 영랑의 시 '5월'이 생각났다. 5월과 무관한 것 같은 이 시는 하나하나 따지고 보면 온통 5월과 관계되는 것들이다.붉고 푸르른 시의 배경, 이랑마다 넘치는 햇빛을 바람이 시샘하고 봄 보리도 통통하게 추수의 때를 준비하고 있다. 암수 꾀꼬리가 쫓고 쫓기는 모습에선 생명의 잉태를 예감한다. 황금 빛 길도 그들의 노닒에 묵묵히 자리를 내어준다. 왜 그런데 갑자기 산인가? 산은 생물의 최후 도피처다. 그럴 리 없겠지만... 믿으면서도 다시 한 번 다짐 받는다. '오늘 밤 너 어디로 가버리련?' 강한 부정의 설의(設疑)이다(耳穆).

편집부  gcilbo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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