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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김동환의 '산 너머 남촌에는'
편집부 | 승인 2022.04.10 17:05

        산 너머 남촌에는
                        詩 / 김동환

1
산 너머 남촌에는 누가 살길래
해마다 봄바람이 남으로 오네.

꽃 피는 시월이면 진달래 향기
밀 익는 오월이면 보리 내음새.

어느 것 한 가진들 실어 안 오리
남촌서 남풍(南風) 불 제 나는 좋데나.


2
산 너머 남촌에는 누가 살길래
저 하늘 저 빛깔이 저리 고울까.

금잔디 너른 벌엔 호랑나비 떼
버들밭 실개천엔 종달새 노래,

어느 것 한 가진들 들려 안 오리
남촌서 남풍 불 제 나는 좋데나.


3
산 너머 남촌에는 배나무 있고
배나무 꽃 아래엔 누가 섰다기,

그리운 생각에 재를 오르니
구름에 가리어 아니 보이네.

끊었다 이어 오는 가을 노래는 
바람을 타고서 고이 들리네

 

 

* 시가 감정을 순화시키 기능을 가지고 있는 문학 장르라면 오늘날 드나드는 시들보다 1세기 전 시인들의 시가 더 가까이 느껴진다. 시문학 1세대에 속하는 시인들의 작품을 읽노라면 상상의 나래가 아름답게 펼쳐진다. 파인 김동환도 그런 시인 중 한 사람이다. 남풍이 기다려지는 봄엔 그의 이 시 '산 너머 남촌에는'이 귓전을 맴돈다. 이유가 뭔지 알 것이다. 파인의 이 시는 가요로 더 널리 알려져 있다. '남촌'은 시인의 이상향이자 독자 개개인의 이상향이기도 하다. 그 이상향을 채우는 내용은 차이가 있다 해도 '아름다운 공간'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굳이 따진다면 낭만주의 계열에 속할 이 시는 감각적 배합이 특출하다. 후각과 시각 그리고 청각을 '같으면서 다르게' 배치함으로써 독자로 하여금 감정을 출렁이게 만든다. 시를 운율의 문학이라고 정의할 때 파인의 이 시만큼 좋은 예가 없다. 만들려고 해서가 아니라 읽으면 자신도 모르게 리듬이 작동한다. 정형시를 읽고 있듯이... 요즘 시에서 맛볼 수 없는 묘미이다. 이 봄에 김동환의 '산 너머 남촌에는'을 읊조리며 봄의 의미를 음미해 본다(耳穆).

편집부  gcilbo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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