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재(본 신문 발행인, Ph. D)

선거의 계절이 돌아왔다. 대선만이 선거의 전부가 아니다. 6.1 지자제 선거가 진정 선거의 묘미를 맛볼 수 있는 기회일 수 있다. 광역단체장, 기초자치단체장에 광역의원과 기초의원을 6월 1일 우리의 손으로 뽑아야 한다.

여기에 도교육감까지 선출해야 하니까 투표의 무게감이 결코 가볍지 않다. 자신이 적임자라며 울긋불긋 복장으로 선거운동이 지금 한창이다. SNS도 달아오르고 있다. 우리 김천만 해도 시장 후보 4인에 시ㆍ도의원 출마자들이 사태를 이루고 있다.

각 당 공천 결과가 늦어도 5월 초순까지는 확정된다고 하니까 그때 많은 후보가 걸러질 것이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우리 지역의 특이한 점은 특정 정당의 편식경향이다. 김천시장 선거의 경우, 국민의힘 공천이 곧 당선으로 이어진다고 인식한다.

민주당 쪽 시장 후보는 아직 드러나는 사람이 없다. 당선 여부를 떠나 출마 자체가 곧 정치적 입지의 디딤돌이 되기도 하는데, 험지로 불리는 지역에서 꽃길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 세상은 하루가 멀다하고 변하는데 민주당 지역위의 구습은 언제까지 이어질지 궁금하다.

의외로 조용한 쪽이 있다. 경북도지사 후보이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현재로서는 이철우 지사의 독무대이다. 단독 플레이를 하고 있다고나 할까. 같은 당 소속뿐 아니라 어떤 당 후보도 '내가 대항마요'라며 나서는 이가 없다. 이럴 때 유권자는 맥이 풀린다.

경북 도지사 후보 인물난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을 것 같다. 먼저 다른 광역단체도 비슷하지만 특히 경북도지사는 한 번 당선되면 법정 제한인 3선까지 어렵지 않게 간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이철우 지사 전임인 김관용 지사가 그랬다. 기초자치단체장도 비슷한 양상이다.

둘째, 부각되는 정치인이 없다는 것을 들 수 있다. 소통령으로 불리는 광역자치단체의 장(長)은 아무나 넘볼 수 있는 자리가 아니란 인식을 가지고 있다. 이것도 하나의 이유가 될 것이다. 오랜 정치적 이력과 단련을 거친 사람이 도지사에 도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고정 관념이 인물난과 연결된다. 이 말은 도지사 후보 인물난이 이철우 지사의 정치적 출중함 때문만이 아니라는 뜻이 된다. 정치적 무게감으로 볼 때 이철우 지사의 비중이 그렇게 크지 않다는 게 나의 판단이다. 일정 부분 과대평가되는 측면도 없지 않다.

앞에서 정치하는 사람은 꽃길만 걸으려 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또 정치적 이력과 단련을 거쳐서 유권자에게 인정받는, 따라서 명실상부한 지도자로 성장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롯해서 신고(辛苦)의 과정 끝에 우뚝 선 정치 지도자들이 좋은 예가 될 것이다.

이런 관점으로 정치를 바라본다면 경북도지사 후보로 이철우 독무대가 되게 해서는 안 된다. 정치 신인들의 과감한 도전이 따라야 한다. 구습이 팽배해 있는 정치 풍토에서 신인들의 도전이 도리어 청량제가 될 수도 있다. 유권자의 선택 폭을 넓게 해 준다는 의미만으로도 가치 있는 일이다.

왜 꼭 국회의원에 안주하려 하는가. 또 왜 시장만인가? 윌리엄 클라크는 ‘소년들이여, 야망을 가져라’고 말했다. 이 말을 조금 비틀어서 '정치 지망생들이여, 꿈을 보다 크게 가져라'고 말하고 싶다. 일방의 정치 풍토는 이런 꿈을 이루는 데 의외로 옥토가 될 수 있다.

국민의힘만 보더라도 1인 후보는 경북의 이철우 지사밖에 없다. 국민의힘 당선 가능성이 많지 않은 호남도 전라남·북도와 광주광역시가 모두 복수 후보다. 후보가 많다는 것은 민주주의와 정치적 미래를 생각할 때 유의미한 일이다. 왜 유독 경북만 단독 플레이인가. 경북도지사 선거에서의 복수 플레이는 정녕 기대난망(期待難望)인가?

발행인  gcilbo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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