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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이해인의 '4월의 시'
편집부 | 승인 2022.04.02 20:17

        사월의 시

                  詩 이해인

 

꽃 무더기 세상을 삽니다.

 

고개를 조금만 돌려도 세상은

오만가지 색색의 고운 꽃들이

자기가 제일인 양 활짝들

피었답니다.

 

정말 아름다운 봄날입니다.

 

새삼스레 두 눈으로 볼 수 있어

감사한 맘이고,

 

고운 향기 느낄 수 있어

감격적이며,

 

꽃들 가득한 사월의 길목에

살고 있음이 감동입니다.

 

눈이 짓무르도록

이 봄을 느끼며

 

두 발 부르트도록

꽃길 걸어볼랍니다.

 

내일도 내 것이 아닌데

내년 봄은 너무 멀지요.

 

오늘 이 봄을 사랑합니다.

 

오늘 곁에 있는 모두를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4월이 문을 엽니다.

 

* 계절 감각을 시로 형상화하는 시인 중에 이해인만한 시인이 또 있을까. 봄 여름 가을 겨울을 시인은 독특한 언어로 탁마해 시로 농축해낸다. 그 독특함은 두 가지로 나타난다. 하나는 시어가 순수하다는 것, 다른 하나는 시어가 매우 쉽다는 것. 한글을 깨우친 사람이라면 누구나 읽고 감상하며 즐길 수 있다. 이해인의 '4월의 시'도 좋은 예가 된다. 한 편의 동시를 음미하는 것 같다. 4월은 봄의 달이다. 봄과 꽃은 4월의 동의어라고 해도 좋을 정도이다. 이 '4월의 시'도 마찬가지다. 꽃으로 시작해 봄으로 끝난다. 거기에 '사랑'이 매개고리로 등장한다. 시의 모든 것, 아니 사람의 생 전체가 함축되어 있다. 4월의 문을 열면서 이해인의 이 시를 마음에 담는 것도 행운이다(耳穆).

편집부  gcilbo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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