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봄비가 내렸습니다.
마당의 생강나무도 꽃을 피웠습니다.

            봄  비
                   詩 / 이수복(1924~1986)

 이 비 그치면
내 마음 강나루 긴 언덕에
서러운 풀빛이 짙어 오것다.

푸르른 보리밭 길
맑은 하늘에
종달새만 무어라고 지껄이것다.

이 비 그치면
시새워 벙글벙글 고운 꽃밭 속
처녀애들 짝하여 새로이 서고,

임 앞에 타오르는
향연(饗宴)과 같이
땅에선 또 아지랑이 타오르것다
***  ***  ***  ***  ***  ***  ***  ***
새벽에 잠을 깼습니다. 
어제와는 뭔가 다른 느낌이 들었습니다. 살짝 창문을 열었더니 봄비님이 내리고 있군요. 이렇게 반가운 비는 처음입니다.

대충 옷을 입고 현관문을 나섭니다.
고마운 비라 그냥 비를 맞았습니다.

잠시 시를 읽어 볼까요? '강나루' '긴 언덕' '보리밭 길' '종달새' '아지랑이' 시인은 지극히 평범한 단어로 봄비를 노래했군요. 
잔잔함 속에 감동이 있습니다. 

짧은 시간 소리없이 내린 봄비는 농부의 텃밭을 촉촉히 적셨고, 봄바람은 빗줄기 사이를 용케도 빠져 달아났습니다

시인의 말씀마따나 봄비가 그치면 
서러운 풀빛이 짙어 오겠지요? 
노란 생강나무꽃을 보면서 
무심한 농부도 입가에 미소를 짓습니다.

이번 봄비는 뭐니뭐니해도 울진 삼척 산불진화의 일등공신입니다. 
주택 319채 농축산 시설 139개소, 공장과 창고 154개소, 종교시설 31개소 등 총 643개소의 건물과 울진지역 1만 8463㏊와 삼척 2460㏊ 합계 2만 923㏊의 산림을 태운 산불도 봄비와 함께 213시간만에 진화가 되었다니 참으로 고마운 봄비입니다.

문홍연  gcilbonews@daum.net

문홍연  gcilbo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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