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재(본 신문 발행인, Ph. D)

3월 9일의 대선에 가려 지자제 선거와 교육감 선거의 무게감이 떨어지는 것 같다. 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중앙 정치의 중요성은 재언을 요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지역의 정치를 가볍게 보아서는 안 된다.

국민과의 밀접도를 따져 볼 때 중앙 정치 못지않은 게 지역 정치 또는 지방 정치다. 당사자들이 약 석 달 앞선 대통령 선거운동에 두 팔을 걷어부치고 있지만 정작 마음은 6월 1일 지자제 선거에 가 있다.

여기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지자제 선거와 동시에 치르지는 교육감 선거이다. 광역단체 교육을 책임지고 이끄는 교육감을 뽑는 일은 여느 정치 지도자 선거보다 중요하다. 자라나는 세대의 교육을 책임지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교육감은 드러내놓고 존재감을 과시하는 자리가 아니어서 대중 정치인들처럼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유치원에서 초중고 학생을 자녀로 둔 학부모들도 정작 교육감이 누구인지 모르는 사람이 많다.

지금 경상북도 교육감은 임종식이다. 지난 선거 때 예상을 뒤엎고 교육감에 당선되어 4년 임기를 무난히 채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따라서 그는 연임에 도전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자연스런 일이다.

다른 것도 비슷하지만 교육감은 한 번 당선되면 법정 제한인 3선까지 연임하는 경우가 많다. 여타 교육자들은 교육감에 마음을 두고 있다고 해도 내놓고 선거운동을 하기에는 많은 제약이 따른다. 선거 때 반짝 나타나는 이유이다.

하지만 현임 교육감은 움직임 자체가 바로 선거운동과 직결된다고 할 수 있다. 잦은 교육 관련 행사에 참석해서 인사하는 시간은 자신을 알리는 기회가 된다. 다른 후보들보다 유리한 지점에 있다고 할 수 있다.

현임 프레미엄은 크다. 교육감은 더 그렇다. 현 임종식 교육감이 재선 고지를 향해 정중동의 자세로 임하고 있다. 그동안 6월 교육감 선거에 몇 사람의 이름이 오르내렸다. 김준호, 이백효, 마숙자, 임준희 등의 후보들이다.

김준호는 경북교육청 연구원장을 지냈고, 이백효는 구미교육장 출신이다. 마숙자는 김천교육장을 끝으로 정년퇴직을 했다. 임준희는 경남교육청 부교육감을 지냈다. 모두 도 교육을 책임질 수 있는 실력자들이다.

그러나 이 사람들이 임종식 현 교육감과 각자도생(各自圖生)하여 경쟁을 한다면 그 누구도 승리할 수 없다는 사실은 본인들이 더 잘 알고 있다. 얼굴 알리는 정도의 의미를 갖고 출마한다고 해도 출혈이 적지 않다. 3선을 계산하고 있을 임 교육감의 벽은 더 높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2월 25일(금) 대구에서 차기 교육감에 마음을 두고 있는 세 사람이 모임을 가졌다고 한다. 김준호 전 원장, 마숙자 전 교육장, 이백효 전 교육장이 그들이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임 교육감과 1대 다자의 구도로는 필패(必敗)라는 데 인식을 같이 하고 마숙자 전 김천 교육장으로 단일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렇게 된다면 현재 교육감 후보로 임종식 교육감과 마숙자 전 교육장(3인 후보 단일화), 임준희 전 부교육감이다. 그래도 임종식 현 교육감의 유리한 구도를 깨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여기서 자연스럽게 제기되는 게 마숙자-임준희 단일화이다.

3자 구도에서 2자 구도를 만들어야 싸움의 필요조건이 성립된다는 것이다. 1대 2자 구도보다는 1대1의 구도가 되어야 가능성이 있다. 마숙자-임준희 두 후보는 제반 사항을 충분히 고려해서 후보를 단일화할 필요가 있다.

교육은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고 했다. 문자상 의미보다도 교육의 중요성을 담고 있는 말이라 하겠다. 사람이 사람을 의식할 때 자세를 가다듬게 된다. 오합지졸(烏合之卒)의 싸움보다도 용호상박(龍虎相搏)의 결투(?)를 바라는 것이 학부모 및 유권자의 바람이다.

발행인  lmj228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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