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재(본 신문 발행인, Ph. D)

윤석열 후보가 사법 부문이 포함된 공약을 발표했다. 검사 출신 대선 후보여서 사법 공약에 어떤 내용이 담길까 무척 궁금했다. 뼛속까지 검찰주의자로 알려진 그가 설마 검찰공화국을 그리고 있지는 않을 거라 생각했다.

그동안 검찰권의 남용 및 오용으로 국민들로부터 지탄을 받아온 검찰이기 때문에 아무리 천방지축 날뛰는 윤석열이라고 해도 검찰공화국은 꿈꾸지 못하리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솔직히 불길한 예감도 없지 않았다.

국힘당 대선 선대위를 꾸리면서 검찰 중심의 법조계 인사들을 요직에 앉혀 우려를 자아내게 했다. 검찰조직은 조폭과 상사성이 있어서 안 되는 것도 되게, 되는 것도 안 되게 하는 기술을 갖고 있다. 상하관계의 두드러짐도 조폭을 닮았다.

아니나 다를까. 오늘 발표한 그의 사법 공약을 보니 검찰공화국을 만들겠다고 공포한 거나 마찬가지였다. 국민들의 바람을 받들어 문재인 정부가 바꾼 검찰권을 전의 것으로 돌려놓겠다는 것과 다름없었다.

주요 내용을 보면, 검찰총장의 독자 예산권 확보, 검찰과 법무부를 분리해서 법무부 장관의 검찰총장 수사지휘권 폐지, 검경 고소사건 분리, 공수처 권한 축소, 대통령의 수사 불개입 등을 들 수 있다. 무소불위 검찰 권력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선거 공약(公約)은 공약(空約)이 되는 경우가 허다해 신빙성이 많지 않은 게 현실이다. 구두선에 그칠 공산이 크다는 얘기가 된다. 유신독재 시대가 아닌 이상 대통령 한 사람의 의지만으로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법 개정이 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법 개정은 입법부 즉 국회 몫이다. 지금 국회는 그가 반대하는 더불어민주당이 2/3 가까운 의석을 갖고 있다. 김종인은 윤석열이 설령 대통령이 된다고 해도 2년 간은 식물 대통령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한 것도 이런 상황을 두고 한 말이다.

국힘당 윤석열 대선 후보는 2월 14일, 사법 부문 공약을 발표했다(사진=연합뉴스).

그의 사법 공약에서 엿볼 수 있는 것은 윤석열이란 사람의 아이덴티티(Identity)다. 대통령 후보로서 그가 서 있는 지점을 살피는 일이다. 그는 통합의 지도자는 못된다. 그야말로 진영논리에 휘둘려 분열과 갈등을 몰고 다닐 사람이기 십상이다.

이런 점이 두드러져서 국힘당에서 그를 대선 후보로 선택했을 것이다. 내로라하는 지도자들을 떨쳐내고 정치신인 윤석열을 선택한 것은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켜내기 위해 최전선에서 잘 싸워 줄 것이란 기대감 이외 다른 이유가 없는 것 같다.

대통령이 될지 안 될지 모르지만 윤석열의 언어는 국힘당의 요구에 부합하고 있다. 정치 새내기의 면모를 유감 없이 보여주고 있다. 전 정권 적폐를 수사할 것, 독립투사처럼 핍박 받은 A 검사장을 중용할 것... 검사로 족한 사람을 대선 후보로 만든 후과가 적지 않다.

우리는 암울한 독재 시대를 거쳐 오늘에 이르렀다. 이승만의 장기 독재, 박정희의 군사독재 등의 흑역사는 아직까지 선명하게 흔적으로 남아 있다. 검찰 공화국을 만들어 검찰독재까지 하겠다고 엄포를 놓는 이 현실을 어떻게 보아야 할까. 확언컨대 검찰독재는 앞의 그 어느 독재보다 어둠의 시대가 될 것이다.

발행인  gcilbonews@daum.net

발행인  gcilbonews@daum.net

<저작권자 ©김천일보 김천iTV,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