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원(新年祈願)
                           詩 / 김현승

몸 되어 사는 동안
시간을 거스를 아무도 우리에겐 없사오니
새로운 날의 흐름 속에도
우리에게 주신 사랑과 희망 - 당신의 은총을
깊이깊이 간직하게 하소서

육체는 낡아지나 마음으로 새로웁고
시간은 흘러가도 목적으로 새로워지나이다
목숨의 바다-당신의 넓은 품에 닿아 안기우기까지
오늘 해도 줄기줄기 흐르게 하소서

이 흐름의 노래 속에
빛나는 제목의 큰 북소리 산천에 울려퍼지게 하소서!

신년기원.... 새해 첫날 우리는 한 해의 은총을 신에게 기원하게 된다(사진=연합뉴스 자료)

* 새해가 되면 소망하게 되는 것이 많다. 건강 재물 승진 부흥... 기원의 대상은 분명하다. 절대자 즉 신(神)이다. 인간은 한없이 나약한 존재다. 아이의 보호자가 부모이듯이 누군가 '나'를 지켜주도록 간구한다. 남녀노소가 없다. 기원의 때도 사시사철이다. 하지만 인간은 매듭지어 구획하기를 좋아한다. 1년 열두 달, 기원의 적기로 새해를 가져온다. 새해 중에서도 설날이 소망하기에 적일(適日)이다. 김현승의 시 '신년기원'은 이렇게 탄생했다. 사람은 자연을 거스를 권한이 없다. 다만 미래에의 은총을 빌 뿐이다. 누구에게? 신에게. 기독교인인 다형(茶兄)에겐 그 신이 하나님이다. 영육을 구별 짓는 것도 그렇다. 육은 낡아지지만 마음(영혼)은 새로워질 수 있다. 그 귀결점은 ‘당신의 넓은 품’이다. 그곳엔 찬양으로 진동한다. 빛나는 제목은 ‘당신에게 영광’이다. 설 명절, 우린 양력설과 음력설 두 개를 갖고 있다. 하지만 전통적인 설 명절은 역시 음력설이다. 코로나19로 조심스럽게 설 명절을 맞이하는 우리의 마음은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이다. 하지만 어쩌랴! 올 신년기원엔 감염병의 사멸을 더해야 한다(耳穆). 

편집부  gcilbo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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