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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작가 문홍연의 # 일상 - 이런 송년회(送年會)도 있답니다.
문홍연 | 승인 2021.12.27 20:47

#일상 
이런 송년회(送年會)도 있답니다.

                  (경남 거창군 가조면 Y자형 출렁다리)

       송년에 띄우는 안부
                                 詩/ 고은영

살다 지고 그래도 살아지고 살아지고
어느 무명으로 와 부딪혔던 한 해여
혼을 열었으면 잎 진 나무처럼 쓸쓸했으랴
너의 말미에 선 내 모습은 다만, 부끄러움이라
오라 하지 않아도 많은 날이 오가고
단절로 고인 외로움을 몰래 접어 살았나니

저 들판을 달려오는 무수한 소리
저물어가는 신작로에서
뻔뻔한 수식어로 피던 욕망의 잣대를 들고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았으며
어떤 소망을 꿈꾸었기에
한 해를 무감동으로 건너려는 것이냐

***  ***  ***  ***  ***  ***  ***  ***

지금쯤이면 모두들 송년모임으로 바쁜 나날들 일텐데, 코로나가 창궐한 세상은 전혀 다른 일상(日常)을 살아갑니다. 

마음대로 누굴 만날 수도 없는 지루한 연말 아침에 반가운 전화를 받았습니다. 
20대 후반 젊은 시절 첫 직장에서 맺었던 인연들이 회합을 갖자는...

그러고 보니 이분들을 알고 지낸지가 36~7년은 된 듯 합니다. 잊고 지내다가도 문득 생각나는 소중한 분들이지요. 지금도 여전히 같은 업(畜産)에 종사하다 보니 동질감같은 것이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농부는 연말이 되면 이따금 
고은영시인의 싯구절을 떠올립니다.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았으며 어떤 소망을 꿈꾸었느냐?"고 반문도 해봅니다만, 무작정 열심히 바쁘게 살았다는 생각만 
들 뿐 딱히 무엇을 위해 살았는지는 여지껏 답(答)을 찾지도 못했습니다.
몇년 더 살다보면 알 수가 있으려나요?

          (답답한 실내보다는 탁 트인 산중턱에서의 송년회도 느낌이 남다릅니다)

오래된 사람들의 만남이라고 무슨 특별한 대화가 오가는 것도 아니겠지요. 
젊은 시절 바쁘게 살았던 이야기들,
과년한 자식들의 늦어지는 혼사 이야기, 이제서야 알아챈 노년의 소망(所望)같은 건강이야기가 화제의 중심입니다.

따뜻한 커피 한잔을 앞에 두고 오가는 대화가 끝없이 이어집니다.

벌써 한해의 끝자락입니다. 
2021년 신축(辛丑)년은 무감동으로 저물었지만, 2022년 임인년(壬寅年)은
아무렇지 않게 허비하며 살았던 평범한 일상(日常)으로 돌아갔으면 좋겠습니다.

문홍연  gcilbonews@daum.net

문홍연  gcilbo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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