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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시평] 부창부수(夫唱婦隨) 기자회견.... 김건희의 대국민 사과를 보고
발행인 | 승인 2021.12.27 00:14
이명재(본 신문 발행인, Ph. D)

국힘당 선대위가 제대로 가동되지 않는구나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형태와 내용이 어떻든 맥을 따져 올라가면 집권 경험이 현 더불어민주당보다는 많아도 한참 많은 당이다. 그래서 나는 정치의 프로페셔널한 면은 국힘당이 다른 당보다 한 수 위라고 생각해왔다.

하지만 국힘당 20대 대선 선대위를 보고 이런 생각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매머드급이라고 자찬하지만 그들은 아마추어의 순수성도 없을 뿐 아니라 프로 정치의 테크닉도 부실하기 짝이 없다. 몸집을 지탱하지 못해 비틀대는 거대 공룡의 가쁜 숨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윤석열 후보의 자질이 부족한 데 기인하겠지만 국힘당 대선 후보로 선택한 걸 어떡하겠는가. 국힘당이라고 자질 갖춘 후보가 없었던 게 아니다. 산전수전 다 겪으며 정치인으로서 성공한 사람들이 몇 있었다. 국힘당은 이들을 거부하고 윤석열을 후보로 뽑았다.

오늘 윤 후보 부인 김건희의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이 있었다. 기자회견이라기보다 사과문 낭독이 있었다고 하는 게 옳겠다. 그런데 사과문 자체만 놓고 볼 때에도 많이 모자랐다. 누군가가 80% 윤석열 칭찬, 20% 알맹이 없는 사과라고 했던데 내 생각과 크게 다르지 않다.

먼저, 회견의 형식 문제다. 기자들에게 연락해서 모이게 해놓고는 달랑 6분 15초짜리 사과문을 낭독하고 유유히 퇴장했다. 이것까지 부창부수(夫唱婦隨)인가? 남편 윤석열의 질의응답 없는 기자회견을 그대로 따르고 있으니 말이다. 이럴 거면 하지 않는 게 더 나을 뻔했다.

대통령도 기자회견 때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답변을 한다. SNS가 고도로 발전한 오늘날, 기자회견문만 낭독하고 퇴장하는 것은 언론을 무시하는 것이다. 나아가 국민을 무시하는 것과 같다. 자신이 없으면 차라리 사과문을 전송하고 끝내는 것이 더 효율적이지 않나.

형식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내용이다. 기자회견문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가 명확해야 한다. 한 마리의 토끼몰이로 집중해야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김건희의 사과 기자회견 고지를 했으면 모든 것이 진실한 사과로 모여져야 했다. 그러나 전혀 그렇지 못했다.

초점이 분산되었을 뿐 아니라 분산된 것조차 갈팡질팡 갈 바를 몰라 헤매고 있는 상황이었다. 듣는 이들로 하여금 '이게 뭐지?'라는 의아심을 갖게 했다. 진정성이 없었고 또 누군가가 써준 것을 읽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대국민 사과문으로써 실패작이었다.

앞에서 말했듯이 남편 윤석열 칭찬과 두루뭉술 사과로 갈래가 나뉘었다. 이 두 개의 주제 중 남편 칭찬이 압도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것을 두고 선거운동이라고 비아냥대는 사람들도 없지 않았지만 남편 칭찬도 주관이 작용한 것들이어서 설득력이 없었다.

후배들에게 많이 베푼다, 단벌 신사다, 몸이 약한 나(김건희)에게 매일 전화를 한다, 남편(윤석열)이 힘들 때 유산을 했다... 개인적인 사생활까지 언급하며 신파조 눈물을 글썽이는 모습은 1960년대나 통할 수 있는 내용이다. 21세기 대한민국 국민 앞에서 보일 광경은 아니다.

국힘당 선대위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김건희의 사과문도 누군가 작성해 주었을 텐데, 이 정도 수준으로 사과하면 국민들이 받아들일 것이라고 생각했을까. 구상유취(口尙乳臭)는 이런 것을 두고 생긴 사자성어이지 싶다. 속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회견문...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 후 불어닥칠 후폭풍을 예상하지 못했을까. 그렇다면 그야말로 여론의 흐름에 민감해야 할 선대위와 후보가 그것에 극히 무감각하다는 것을 노정한 것밖에 안 된다. 혹 떼려다 혹 하나 더 붙인 격이 되고 말았으니 이것을 어떻게 수습하려나.

그렇잖아도 윤석열의 지지도가 하향곡선을 긋고 있는데 김건희의 기자회견은 도움은커녕 지지율에 재를 뿌린 격이 되고 말았다. 검사가 옷을 벗자마자 대통령 되겠다고 나부대는 것부터가 정상이 아니다. 몸담고 있던 정부에 칼을 들이대고 대들었다고 덥썩 대선 후보로 선택한 것도 용렬한 짓이긴 마찬가지다.

어쨌든 대선 시계는 돌아가고 있다. 대선 후보는 모든 것이 드러나게 되어 있다. 비밀은 없다. 선출직 정치인은 선거를 통해 어느 정도 검증을 받은 사람이다. 정치 초년생은 드디어 지금부터 검증이라는 도마에 오른다. 정치 신인 윤석열이 살얼음판을 걸을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준비된 대통령 후보, 괜히 나온 말이 아니다. 그만큼 단련 받고 검증에 자신이 있는 후보라는 얘기다. 윤석열은 과연 서 있는 곳이 어디쯤일까? 김건희 기자회견 소식을 듣고 갑자기 이것이 궁금해진다. 

발행인  gcilbo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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