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시평] 국힘당의 갈등 봉합과 선거운동

이명재(본 신문 발행인, Ph. D)

국가간에 영원한 동맹국도 영원한 적국도 없다는 말이 있다. 동맹국이 적국으로 돌변할 수도 있고 또 적대적 관계에 있던 나라가 이해관계에 따라 동맹국이 될 수도 있다. 이런 현상은 세계 역사에 무수히 발견된다.

정치에도 이런 원칙이 적용될 때가 있다. 어제의 동지가 오늘은 적진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경우이다. 개혁성향의 사람이 아무 설명도 없이 갑자기 보수 정당으로 말을 바꿔 타고 정치를 할 때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그런 유의 사람과는 달리 보수와 개혁의 정당을 넘나들며 킹 메이커 역할을 하는 사람이 있다. 어제 국힘당 윤석열 선대위 총괄선대위원장 직을 수락한 김종인 같은 이가 대표적인데, 이런 사람을 어떻게 보아야 할까.

김종인은 18대 박근혜, 19대 문재인을 대통령으로 만드는 데 기여했다. 20대 총선 때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아 원내 1당을 만들었고 지난 재보궐선거에선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을 맡아 압승을 거두웠다.

당을 넘나들며 선거를 승리로 이끈 김종인은 자타가 인정하는 킹 메이커이다. 국민의 정치의식이 많이 성장한 지금 김종인의 힘이 계속 발휘될지는 모르겠다. 윤석열은 김종인의 선거 기술을 믿고 총괄 선대위원장으로 영입했을 것이다.

선거운동에 대한 기술로 따진다면 젊은이들의 번쩍이는 기지가 더 효과적일 수 있다. 지금의 선거는 기술이 아니라 정책이 중요하다. 기술은 스쳐 지나가는 것이지만 국민을 위한 정책은 5년 임기 동안 지속된다.

유권자들도 이젠 기술이 아니라 정책을 눈에 담을 수 있어야 한다. 유권자는 자신의 기호에 맞는 사람에게 표를 주게 되어 있다. 선거운동의 지도부는 이 점을 명심해야 한다. 지조 없는 변절자들에 국민의 대한 평가는 혹독하다.

진보 개혁적 사고관을 가진 사람이 보수 쪽 후보를 위해 뛴다든가, 아니면 보수로 일관된 삶을 살아온 사람이 개혁 진보 쪽 정당에 몸을 바친다는 건 한복 바지에 양복 윗옷을 입은 것처럼 어색하다. 하지만 이런 부류가 한둘이 아니다.

사실 여부를 차치하고 김종인이 대통령 만드는 기술을 갖고 있다고 치자. 그렇다면 지금 우리의 민주주의 지수는 매우 낮다고밖에 할 수 없다. 김종인이 국민 다수로부터 존경을 받는 인물이 못 될 때는 더욱 그렇다.

국힘당 윤석열 캠프에서도 이 점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또 한 가지 짚고 넘어갈 것이 있다. 모두들 관심 갖고 보아온 사안이겠지만 이준석 당 대표와 윤석열 후보와의 갈등 문제이다. 젊은 이준석이 만만치 않은 인물임이 드러났다.

12월 3일 울산 만찬으로 두 사람의 기 싸움은 일단 봉합이 되었다. 김종인의 투입으로 선대위가 어떻게 조정 발표될지 모르겠지만, 두 사람은 언제 갈등이 있었냐는 듯 일단 찰떡궁합의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대단한 쇼맨십이다.

혹자는 이준석-윤석열의 만찬 회동과 그 결과 또 김종인의 합류 등이 치밀한 각본 아래 진행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만의 하나 이것이 사실이라면 돌아오는 역풍은 국힘당과 윤석열이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다. 국민을 갖고 논 것이 되기 때문이다.

대선 시계는 쉼 없이 돌아가고 있다. 3개월 남짓 남았다. 길면 길고 짧으면 짧은 시간이다. 어떤 변수가 돌출해서 선거에 영향을 미칠지 모른다. 각 후보 캠프는 상대 약점 찾아내기에 집중해 승기를 잡으려 한다. 얕은 운동 전술 아닐까.

진정 국민을 위해 일하기 원하다면 네가티브를 내려놓고 포지티브 선거 전략으로 나가야 한다. 정책 대결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 선거 기술자가 힘을 행사하는 선거가 아니라 좋은 정책으로 국민의 마음을 모아야 한다. 우이독경이 되겠지만 다시 한 번 강조한다.

발행인 gcilbonews@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