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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작가 문홍연의 # 일상 - 구미 수다사(水多寺)가는 길에....
문홍연 | 승인 2021.11.21 21:54

#일상
구미 수다사(水多寺)가는 길에....

일부러 들린 찻집은 아니었습니다.
친구들과 어울려 구미시 무을면에 있는 수다사(水多寺)로 단풍구경을 가는 길이었습니다. 감문면 광덕리 개자고개 근처를 지나는데 특이한 입간판이 눈에 들어오네요. 전통찻집인가 봅니다.

"마을"보다는 "마실"이라고 적어놓으니 정겹고 친근하게 느껴집니다. 대체로 '마실'이라고 하면 '마을'의 사투리라고 알고 있지만 "이웃에 놀러가는 일"도 '마실간다'고들 했었지요. 

제가 고등학교 다닐때 아버지께서는 "학생이 공부는 안하고 무슨 밤마실을 자꾸 쏘다니냐?"며 호통을 치시곤 하셨으니까요.

꼬부랑길을 한참 올라왔습니다. 주차장에서 차를 세우고 처음 마주한 풍경입니다. 여느 시골 마을하고는 다르게 입구부터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길옆의 메타세콰이어가 잘 어울립니다. 
시크릿가든(비밀의 정원)처럼 보입니다.

실외의 자리에 앉아 차부터 시켰습니다.
가을하고 잘 어울릴 것 같은 국화차를 시켰습니다.

주변을 찬찬히 둘러봅니다. 예쁘게도 가꾸었습니다. 멀리 보이는 조망도 좋고 정원을 꾸민 솜씨 하나하나 예사롭지가 않습니다. 하루 이틀에는 도저히 만들 수가 없는 손길이 많이 간 정원입니다.

잠시 기다리니 국화차가 나왔습니다.
한모금 마시니 입안 가득 국화꽃이 피는 듯 향기가 코 끝을 자극합니다. 입안까지 깨끗해지는 그런 느낌...!
이것이 가을 감국(甘菊)의 향기로군요.

맛 보라고 주는 목련차도 좋았습니다.

화장실을 다녀오던 친구가 카페 내부는
더 멋있다고 해서 문을 열었습니다.

그것 참...상상을 초월하는 모습입니다.
주인장을 안다는 친구의 말을 빌리면 젊은 시절 시장에서 옷가게를 했다는데, 단순히 돈벌이만을 위해서 전통찻집 '꽃마실'을 만든 것이 아니라는게 그대로 느껴집니다. 소품 하나하나 벽에 걸린 물건들이 그것을 증명해 줍니다.

우리 일행은 가야 할 목적지가 따로 있는지라 오래 있지 못하고 아쉬움의 인사를 건네고 자리에서 일어섰습니다.

차를 타려고 주차장에 왔더니 올라갈때 못봤던 바위에 새긴 글귀가 보이네요.

'여보게 뭘 그리 고민 허나
차나 한잔 하고 가시게!  꽃마실

묘한 기분이 듭니다. 별 생각없이 차나 한잔 하려고 들어왔다가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만드는 꽃마실입니다.

저 역시...짧은 인생살이 뭘 그리 고민할께 많다고 바쁘게만 살았는지...

60대가 되어서야 겨우 깨우쳤습니다.

(며칠 전 신문에서 봤던 수다사의 단풍)

(11월 20일에 찾은 晩秋의 수다사)

다시 한참을 달려서 수다사에 도착을 했습니다. 아쉽게도 한발 늦었습니다. 
가을은 이미 며칠전에 끝이 났습니다.

김용택시인의 짧은 시를 떠올리며 아쉬움의 발길을 돌립니다.

       가을이 가는구나
                     詩 / 김용택

이렇게 가을이 가는구나
아름다운 시 한 편도
강가에 나가 기다릴 사랑도 없이

가랑잎에 가을빛같이
정말 가을이 가는구나

조금 더 가면 눈이 오리
먼 산에 기댄 그대 마음에
눈은 오리 
산은 그려지리...

문홍연  gcilbonews@daum.net

문홍연  gcilbo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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