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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나태주의 '만추(晩秋)'
취재부 | 승인 2021.11.20 13:24

          만추(晩秋)
                          詩 / 나태주

돌아보아 아무 것도 없다

다만 사랑했던 날들
좋아했던 날들
웃으며 좋은 말 나누었던 날들만
희미하게 남아 있을 뿐

등 뒤에서 펄럭
또 하나의 나뭇잎이
떨어지고 있었다.


*나태주의 시 '만추'를 소환해 본다. 만추(晩秋)는 늦은 가을을 말한다. 11월 하순에 접어든 지금의 때이다. 가을엔 왜 헤어짐을 생각하고 외로움에 젖어들고 과거를 반추하게 되는 걸까? 떨어지는 낙엽 때문에? 아니면 한 해의 마지막 달(12월)에 접해 있어서? 나태주 시인도 이 점에 착안해 '만추'라는 시를 한땀 한땀 채워갔다. 시인이 서두에 '돌아보아 아무 것도 없다'고 했지만 이어지는 연에서 그게 아니라고 선언한다. 아무 것도 없는 것 같지만 사랑이 있었고, 좋아하는 것들이 있었고, 웃으며 대화할 수 있는 벗이 있었다. 비록 과시할 수 있는 지위가 없고, 가진 돈이 없고, 복잡한 사회적 관계가 없지만 사랑, 좋음, 통하는 벗만 있으면 되지 않는가! 그때 펄럭하고 떨어지는 나뭇잎은 가을 타는 시인의 마음을 채워주고 있는 소재이다. 이 가을도 멀지 않으리...(耳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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