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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강은교의 '가을'
취재부 | 승인 2021.10.21 20:28

            가   을
                         詩 / 강은교

기쁨을 따라갔네
작은 오두막이었네
슬픔과 둘이 살고 있었네
슬픔이 집을 비울 때는  기쁨이 집을 지킨다고 하였네
어느 하루 찬 바람 불던 날 살짝 가 보았네
작은 마당에는 붉은 감 매달린 나무 한 그루
서성서성 눈물을 줍고 있었고
뒤에 있던 산, 날개를 펴고 있었네
산이 말했네
어서 가보게, 그대의 집으로

 

사진=연합뉴스

 

* 인생을 흔히 '희로애락(喜怒哀樂)'으로 표현한다. 기쁨과 분냄, 슬픔과 즐거움이 뒤섞여 이어지는 게 우리네 삶이라는 것이다. 강은교는 시 '가을'에서 기쁨과 슬픔을 동서(同棲)시키고 있다. 그러나 기쁨과 슬픔은 사람의 모든 감정과 현상을 집약하고 있는 두 상징어다. 기쁨을 따라가니 집이 있고 슬픔이 그곳을 지키고 있다. 고대광실이 아닌 오두막집이다. 슬픔과 기쁨이 교대로 집을 지킨다고 했으니 집은 곧 삶의 총체를 가리키는 공간이다. 배경은 지금과 같은 가을이다.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고, 감나무엔 까치 몫으로 대롱대롱 매달여 있는 홍시... 초라한 분위기에 자기도 모르게 슬픔을 불러내니 오두막집을 떠안고 있는 산이 그대의 집으로 가라고 한다. 시적 자아가 돌아갈 집은 이 오두막집보다 크고 좋은 집일까? 행복이 가득한... 가을은 작고 초라한 것과 상통한다. 이 시에서 느낄 수 있는 감정이다(耳穆).

취재부  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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