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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시평] 탈당이란 이름의 안전장치이명재(본 신문 발행인, 철학박사)
발행인 | 승인 2021.09.26 20:49
이명재(본 신문 발행인, Ph. D)

곽상도가 국민의힘을 탈당했다. 제명 등 중징계를 논의하기로 되어있는 긴급 최고위 회의 직전의 일이다. 아들의 50억이란 고액 퇴직금으로 여론이 들끓자 이런 비상수단을 택한 것이다.

정치인에게 탈당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안전장치에 지나지 않는다. 당에 부담을 주지 않고 자기도 살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탈당을 그래서 ‘소낙비 피하기 전법’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곽상도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예의주시하고 있었다. 그는 1991년 김기설 유서대필 사건을 조작해 강기훈에게 죄를 뒤집어씌운 장본인이다. 강기훈은 억울함을 감당하다 간암에 걸려 어렵게 생명을 이어가고 있다.

특수부 검사 출신인 그가 정치에 입문하고 나서 한 일이라곤 다른 사람 사생활 탐문한 것밖에 없다. 국회의원이 아니라 사설흥신소 직원에 딱 어울리는 사람이란 비아냥 소리도 듣는다.

곽은 문 대통령 자녀들의 뒤를 캐서 극우 언론을 자주 탔다. 또 한때는 조국의 딸 문제를 파헤쳐 대학 입학을 취소해야 한다고 강변했다. 그 부모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 일을 하면서 곽은 쾌재를 불렀다.

모두들 곽과 그 가족은 한 점 티도 없는 줄 알았다. 그러니 저렇게 나대겠지 했다. 그런데 아무렴, 그도 맹점 투성이의 사람이란 것이 밝혀졌다. 그 중 하나가 아들의 고액 퇴직금 문제. 50억원의 퇴직금은 재벌 회장들도 받기 힘든 액수이다.

곽상도는 화천대유 사건이 터지고 그의 아들 이름이 오르내릴 때, 자기 아들은 월 250만원 받은 월급쟁이에 지나지 않는다고 연막을 쳤다. 이런 사람이 다른 집 자녀를 저격할 수 있다는 용기가 가상하다. 그것도 먼지털이식으로.

곽의 아들도 마찬가지다. 몸 앓아가며 노력한 대가로 받은 퇴직금이니 문제될 게 없다고 했다. 50억 원이 그야말로 애 이름인가. 2백5십만 원 받는 월급쟁이가 한 푼도 쓰지 않고 166년을 일해야 모을 수 있는 돈이다.

9월 26일 아들 고액 퇴직금 문제로 국민의힘을 탈당한 곽상도 의원(사진=연합뉴스)

곽의 모럴 헤저드(moral hazard)가 어느 정도인지 알 만하다. 청년들은 아르바이트 자리조차 구하기 힘들어 이리저리 방황하는데, 일한 대가 50억 원을 천연덕스럽게 말하는 곽의 아들이 신비롭게 보이기까지 한다.

대선 국면에서 곽의 아들 50억 퇴직금은 국힘당에 악재임이 분명하다. 곽의 탈당으로 소낙비는 피한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국민이 바보가 아니다. 앞으로 수사를 통해 낱낱히 밝혀 엄벌에 처해야 한다. 계속 지켜 볼 것이다.

자식 가진 자 남의 아들에 대해 나오는 대로 지껄이면 안 된다. 부메랑이 되어 자신에게 돌아오기 십상이다. 곽상도는 왜 이런 진리에 가까운 사실을 몰랐을까. 특권이 없는 사회가 아직도 우리에겐 요원한 일인가.

탈당은 정치인의 안전장치라고 했다. 더 이상 안전장치로 작동해서는 안 된다. 우주선이 대기권을 이탈하면 돌아오기 어렵듯이 정치인의 탈당도 그렇게 되어야 한다. 곽상도를 보면서 느끼는 것이 많은 오늘이다. 

발행인  lmj228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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