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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시평] 기쁨을 주는 선거운동이명재(본 신문 발행인, 철학박사)
발행인 | 승인 2021.09.20 11:32
이명재(본 신문 발행인, Ph. D)

대선이 다가오고 있다. 내년 3월 9일이 선거일이니까 6개월이 채 안 남은 셈이다. 여야를 가리지 않고 자웅 겨루기가 한창이다. 각 당의 후보가 결정되기 전이어서 내부 싸움이 극심하다. 관전자의 입장에서 심기가 편하지 않다.

당의 후보가 결정되기까지의 경선 과정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멋진 경선은 그 당에 관심을 갖게 하고 이것은 흥행으로 이어진다. 궁극적으로는 본선 승리를 예약하게 하는 좋은 기회이다. 유용하게 활용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하지만 지금의 여야 경선 과정을 보면 여기서 멀리 떨어져 있는 것 같다. 대표적으로 들 수 있는 게 네가티브(negative) 선거운동이다. 당내 경선 과정인데도 상대의 흠결만을 들추어내는 것이 경선의 전부인 양 착각하고 있다.

이것은 본선을 방어해주는 것이 아니라 본선에서 상대 당이 쉽게 공격하도록 자리를 펴주는 꼴이다. 이 사실을 모를까? 내부의 경쟁자가 더 무섭다는 말이 공공연히 떠돈다. 사회는 진보하고 있는데 선거운동은 퇴보하고 있는 듯하다.

나누는 게 아니라 보태는 것이 힘이 된다는 것은 조직론의 기본 원리이다. 작은 차이를 극복하고 큰 것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는 것도 조직 구성원이라면 부인 못할 명제이다. 여기서 큰 것은 물론 정권 창출이다.

아는 지인이 한 후보 선거 캠프에서 중책을 맡고 있다. 성격상 모진 말을 못 하는 사람인데 전장(戰場)과도 같은 선거 캠프에 합류하는 걸 보고 내심 걱정했다. 그는 몇 사람이 곁을 떠나고 몇 사람이 새로 왔다며 비정함을 토로했다.

9월 7일 오후 대구 TBC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선 후보자 토론회에서 토론회에 앞서 후보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용진, 정세균, 이낙연, 추미애, 김두관, 이재명 후보(사진=연합뉴스).

뚜렷한 후보가 부각되지 않은 이유가 크겠지만 선거운동 양태가 예보다 못하다는 게 내 생각이다. 국민을 짜증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잔잔한 감동을 주는 선거운동을 할 순 없는 것일까. 그래서 조용히 마음을 모으게 할 수는 없을까?

정책 대결의 상실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각 당 후보군을 일별할 때 정책 제시는 많지 않다. 내놓는 정책도 대개 옛것을 재탕 삼탕 우려먹는 것이다. 정책은 국민을 위한 것이지만 네가티브는 오로지 자신만을 위한 것이다.

선거운동의 퇴보를 말했다. 물리력을 동원해 후보에게 위혁(威嚇)의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도 21세기 오늘날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내가 사는 옆 동네에서 있었던 일이다. 보수 성향의 후보들이 구미 박정희 대통령 생가를 방문했다.

우리공화당을 비롯한 박근혜 지지자들이 방문한 후보에게 "여기가 어디라고 와 감히!", "배신자!" 등의 험한 말로 후보들에게 격앙된 모습을 보였다. 마치 현대판 땃벌대를 보는 것 같은 섬찟한 느낌이 비단 나만 가지게 되는 감정일까.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유승민 예비후보가 9월 19일(일) 경북 구미시 상모동에 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가를 찾았다. 참배 후 떠나는 길에 유 전 의원의 방문에 항의하는 우리공화당 지지자와 보수단체 회원들이 유 전 의원이 탄 차량을 에워싸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선거는 어떤 종류의 것이든 표 싸움이다. 누가 표를 더 많이 가져오느냐가 관건이다. 선거를 격투장으로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몸으로 실력 행사할 시간에 지지하는 후보에게 조용히 표 모아 주는 작업을 하는 게 더 낫다.

선거를 축제라고 말한다. 대선은 전 국민 축제의 장이 되어야 한다. 당위론이고 원칙적인 정의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축제까지는 기대하지 않는다. 상식을 벗어난 선거운동으로 국민에게 실망을 주지 않으면 좋겠다.

국민은 후보가 보이는데, 후보들은 국민의 마음을 읽지 못하는 것 같다. 다수의 국민은 진보한 21세기를 살아가는데, 후보들은 전 세기에 매몰되어 있는 것 같다. 안타까운 일이다. 21세기를 뛰는 후보, 깨어있는 선거운동을 기대하는 건 지나친 걸까?

발행인  lmj228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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