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라이프 오늘의 시
[오늘의 시] 박인걸의 '도시의 삼복더위'
편집부 | 승인 2021.08.08 15:58

    도시의 삼복더위

                 시 박인걸

 

중천에는 용암이 이글거리고

아스팔트는 엿을 굽는다.

빌딩 벽이 손풀무질을 하니

도시 전체가 찜질방이다.

울던 매미도 숨을 죽이고

넉 점 잠자리도 비행을 멈췄다.

가로수는 비틀거리고

길 잃은 고양이가 헐떡거린다.

햇살은 총알처럼 퍼부어

간간이 불던 바람도 도망을 치고

치열한 전쟁터만큼

오가는 사람들이 위험하다.

등골에는 냇물이 흐르고

이마에는 구슬이 맺힌다.

물에 잠긴 초벌 빨래처럼

속옷마다 땀범벅이다.

자동차들도 발이 뜨거워

징징 울며 뛰어다니고

건물 안에 갇힌 인파들만

물끄러미 창 밖을 살피고 있다.

팔목의 시계는 오후 3시인데

도시는 여전히 달아오르고 있다

 

* 비유법이 이렇게 완벽하게 사용되는 경우는 흔치 않다. 비유법의 문학 장르인 시라고 해도 말이다. 비유법으로 시작해서 비유법으로 끝맺었다. 사물과 현상을 온통 사람의 행위로 묘사하고 있다. 삼복도 막을 내렸고 오늘은 입추(立秋)의 날이다. 가을이 들어서는 날이라고 하지만 무더위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박 시인의 '도시의 삼복더위'가 아직 유효한 이유이다. 그래, 무더위에 대한 시를 읽으면서 더위를 이겨보자. 이열치열(以熱治熱)이다(耳穆).

 

편집부  gcilbonews@daum.net

편집부  gcilbonews@daum.net

<저작권자 ©김천일보 김천iTV,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편집부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상호 : 김천일보 김천iTV  |  경북 김천시 거문들1길 88-74  |  전화번호 : 054-436-2287
등록번호 : 경북, 아 00398  |  대표전화 : (054)437-0478  |  등록일 : 2016년 01월 18일  |  발행인 겸 편집인 : 이명재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성숙  |  e-mail : gcilbonews@daum.net
Copyright © 2021 김천일보 김천iTV. All rights reserved.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