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고강도 거리두기 재연장, 마지막이란 각오로 확산세 잡아야

(서울=연합뉴스) 정부가 코로나19 감염 확산세를 잡기 위해 수도권 4단계·비수도권 3단계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또 2주간 연장했다. 수도권의 경우 4단계 적용은 6주 연속이 된다. 사적 모임 인원제한 조치도 유지하기로 했다. 여전히 수도권에서는 낮 시간대 4명, 오후 6시 이후로는 2명까지만, 비수도권에서는 4명까지만 모일 수 있다.

광복절 연휴 확산 우려, 2학기 개학 전 안전한 등교 여건 마련이 연장 배경이라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고강도 거리두기 연장에 따른 피로감과 경제적 피해가 불 보듯 뻔하지만, 하루 확진자 수가 지난달 7일부터 31일 연속 네 자릿수를 이어가는 등 확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는 현실 때문일 것이다. 더욱이 백신 접종에 따른 집단 면역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고, 델타 변이 확산과 접종 뒤에도 확진되는 '돌파 감염' 우려 등도 겹쳐 거리두기 단계를 섣불리 내릴 수 없는 국면이다.

전문가로 구성된 생활방역위원회에서도 현행 단계 유지가 다수 의견이었다고 한다. 약간의 정체 양상만 보일 뿐 감소세로 전환되지 않았고 비수도권 확산세도 만만치 않다는 진단이다. 여러모로 피할 수 없었던 결정으로 보인다. 하지만 고강도 거리두기에만 마냥 기댈 수는 없는 만큼 이번이 마지막이란 각오로 어떻게든 승기를 잡아야 할 때다.

지난달 초 수도권을 중심으로 본격화한 4차 대유행은 비수도권에서도 거센 확산세를 나타내며 전국화하는 양상이다. 전체 지역발생 확진자 수 가운데 비수도권 비중이 연일 40% 안팎이다. 수도권 이외로 확산하는 풍선효과와 여름 휴가철을 맞아 피서지로 가는 이동량이 급증한 데 영향을 받은 결과다.

어느 정도는 예견된 상황이지만, 피서지에서 벌어지는 일부 무책임한 방역 수칙 위반 행위가 확산 가능성과 불안을 더 키운다.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풀 파티'를 벌이고, 벌금을 각오하면서까지 영업을 강행한 노래주점 사례 등이 대표적이다. '나 하나쯤이야' 하는 생각은 버리고 공동체 전체의 안위를 생각해야 할 때다. 적절한 자제 속에서 안전하게 휴가를 즐기는 시민 의식이 절실하다.

광복절 때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집회를 강행하려는 한 교회도 공동체 전체를 생각해 일단 멈춤에 동참해야 한다. 곧 학생들이 학교로 가야 할 시간이 오는 등 감염에 취약한 시기별 요소는 늘 있기 마련이다. 결국 당국과 시민이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관건인 셈이다.

백신 접종률도 날로 높아지니 함께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방역에 동참한다면 극복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6일 0시 기준으로 1차 접종을 마친 비중이 40%를 넘어섰다고 한다. 백신 확보와 접종에 더 힘을 쏟아 조금이라도 집단면역을 앞당긴다면 감염병에 맞선 싸움이 더 수월해질 것이다.

코로나19의 완전 종식은 어려우니 일상에서 함께 하며 대응하는 '위드 코로나' 체제로 가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온다. 지금처럼 확진자 수가 아니라 사망자나 위중증 환자 수, 치명률 등을 집중으로 관리하면서 피해를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의견이다. 하지만 기대만큼 빠르지 못한 접종 진행과 변이 바이러스의 위험성, 돌파 감염 우려와 부스터 샷 필요성, 국제 사회의 백신 경쟁 등 여러 여건을 본다면 '위드 코로나' 도입에는 위험 요소가 많다.

현재로선 비수도권으로까지 확장된 감염 확산 추이를 신속히 제어하는 일이 급선무다. 확산세를 잡고 집단 면역 달성에 가까이 간다면, 지금보다는 훨씬 더 자유롭게 생활할 수 있다는 희망을 품고 일시적으로 인내해야 할 때다. 정부는 이날 델타 변이 확산과 업종 간 형평성 등을 고려해 방역 수칙을 일부 강화하거나 완화했다. 4단계에서는 백신 접종 완료자에게도 사적 모임 제한의 예외를 적용하지 않고, 상견례나 돌잔치 등에 대해서는 일부 완화하는 등의 조치다.

정부는 시민에게 인내와 협조를 요청하는 데서 더 나아가 주어진 여건에서 일상을 최대한 되찾을 수 있게 상황에 맞는 세밀한 방역전략 마련에 주력하길 바란다. 감염 확산을 저지하면서도 일상을 되도록 보장할 수 있는 방역 최적점을 찾는 일은 늘 숙제이지만, 집단면역 단계로 가까이 갈수록 그 중요성이 훨씬 더 커진다.

* 이 [연합시론]은 본 김천일보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김천일보 편집부).

yna 편집부 gcilbo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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