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에 산촌박물관과 박인환문학관이 코로나19로 폐관이었는데 오늘은 구경할 수 있었다. 생각보다 볼 거리가 많아 예상 시간보다 더 걸렸다. 

자작나무숲은 3시까지 입장해야 한다. 현재 시각 2시 41분을 가리키고 있다. 네비게이션을 보니 15.3Km에 20분 소요된다. 마음이 급해졌다.

나는 제한속도에 맞추어 안전운전한다. 가끔 시간이 없을 때는 가속 폐달을 밟아 달렸다. 마지막 5Km 가량은 구불구불하게 올라가는 산길이다. 다행히 오가는 차가 없다. 

자작나무 숲으로 올라가는 임도 입구에 56분에 도착했다. 아내 먼저 올라가게 내리고 도로 건너편 주차장에 주차했다. 

등산화로 바꾸어 신으려고 했는데 시간이 없다. 오르막길 약 500m를 열심히 뛰었다.  "지금 주차장에 계시는 분들은 3시까지 입장하세요" 방송을 한다. 

2월에 하산하는 데 입구에서 몇 사람이 3분 늦었다고 입장 못하게 하는 것을 봤었다. 2시 59분에 아슬아슬하게 도착해서 입장할 수 있었다. 숨이 차다. 작년 이후로 처음 뛰었다.

추운 겨울이 지나고 만물이 소생하는 생명의 계절인 봄이 왔다. 땅에서도 나무에도 파릇파릇한 잎이 났다. 작은 꽃들이 앙증맞게 피었다.

얼음이 꽁꽁 얼었던 계곡에는 경쾌한 소리를 내며 물이 흐르고 있다. 살랑살랑 부는 봄바람에 연분홍 치마가 흩날리는 것 같다.  나뭇잎 사이로 햇살이 눈부시다. 

계절의 흐름은 정직하다. 자연의 순환은 위대하다. 

원래 계획은 유유자적으로 천천히 걸으려고 했다. 어슬렁어슬렁 산림욕 하려는 계획은 시간이 없어 날아갔다. 5시까지 하신을 해야 한다. 해가 많이 길어졌는데 7시가 아니고 5시까지 하산해야 하는 걸까?

안내소에서 자작나무 숲까지 4.1Km로 1시간 20분 가야 한다. 임도가 완만하고 넓어서 좋다. 2월보다는 많이 쉬지 않고 부지런히 발걸음을 재촉했다. 

자작나무 군락지에 도착했다. 하얀 기둥과 여녹색의 잎이 어우러졌다. 겨울과는 또 다른 풍광이 참 좋다. 속삭이는 자작나무 숲에서 청량하고 맑은 공기를 들이켰다.

오늘은 바빠서 왔다가 눈만 마주치며 내려가서 아쉬웠다. 여름에는 아침에 와서 천천히 아주 천천히 걷고 머물다가 가련다.

사등성으로 올라갔다. 일하시는 분을 만났다. "이 도로로 계속 가면 자작나무가 더 있나요?"

"아닙니다. 여기까지입니다. 이곳에 자작나무 숲을 조성한 것입니다. 왼쪽으로 가다보면 전망대가 나오는데 이곳에서 제일 경관이 좋아요"

"아~~ 그래요? 감사합니다."

파노라며 사진을 찍었다. 나는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것보다 자작나무 숲에서 눈높이로 보는 것이 좋다. 

5시 30분에 우리가 제일 마지막에 내려왔다. 6시 넘어서 내려와도 될 것 같다. 

태원용  gcilbo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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