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photo)뉴스

민들레 홀씨 되어....

엊그제 꽃이 피는가 했더니 벌써 홀씨가 되어 비행할 준비를 마쳤습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민들레는 바람에 의해 수정도 하고, 바람을 이용해 씨앗을 멀리 퍼트리는 방법으로 흰 깃털(홀씨)을 멀리 날려 보낸다고 합니다. 이런 식물을 풍매화(風媒花)라고 한다네요.

혹시나 민들레 홀씨에게도 운(運)이란 게 있을까요? 같은 가지에 달려있던 홀씨가 바람의 방향에 따라서 민들레밭에 떨어져 풍성한 군락을 이루기도 하고, 조금 운이 없는 홀씨는 척박한 콘크리트 틈새에 떨어져 힘겹게 뿌리를 내리고 악착같이 꽃을 피우기도 하니까요.

조금 논리의 비약이 있습니다만...

사람들도 선거철이 되면 민들레 홀씨가 흩어지듯 이합집산을 하더군요.

될 만한 사람에게로 바람이 부는지...

우루루 모이기도 하고, 일부는 떨어질 것을 알면서도 상대편 후보에게 올인을 하기도 하더군요.(제가 잘못 생각했을 수도 있겠네요. 사람의 성정(性情)은 식물과는 전혀 다르니까요. 의리라는 것도 있을 수가 있고 정치신념에 따른 것일 수도 있으니까요)

제 농장 콘크리트 틈새에 뿌리를 내렸던 민들레가 다음에는 제발 더 좋은 환경의 흙바닥에 떨어져 풍성한 결실을 맺었으면 좋겠습니다.

끝으로.... 김천 성의여고 출신 이해인 수녀님의 '민들레영토'를

다시 끄집어내서 읽어 봅니다

*** *** *** *** *** *** *** ***

        민들레영토
                       詩 / 이해인

기도는 나의 음악
가슴 한복판에 꽂아 놓은
사랑은 단 하나의
성스러운 깃발

태초부터 나의 영토는
좁은 길이었다 해도
고독의 진주를 캐며
내가 꽃으로 피어나야 할 땅

애처로이 쳐다보는
인정의 고움도
나는 싫어

바람이 스쳐가며
노래를 하면
푸른 하늘에게
피리를 불었지

태양에 쫓기어
활활 타다 남은 저녁노을에
저렇게 긴 강이 흐른다

노오란 내 가슴이
하얗게 여위기 전
그이는 오실까

당신의 맑은 눈물
내 땅에 떨어지면
바람에 날려 보낼
기쁨의 꽃씨

흐려 오는
세월의 눈시울에
원색의 아픔을 씹는
내 조용한 숨소리

보고 싶은 얼굴이여

문홍연  gcilbonews@daum.net

문홍연  gcilbonews@daum.net

<저작권자 ©김천일보 김천iTV,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