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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작가 문홍연의 포토(photo) 뉴스 - 4월은 꽃들의 향연(饗宴)
문홍연 | 승인 2021.04.03 20:28

#포토(photo)뉴스

4월은 꽃들의 향연(饗宴)

     복사꽃(桃花)

                 詩 / 송찬호(1959~ )

옛말에 꽃싸움에서는 이길 자 없다 했으니 그런 눈부신 꽃을 만나면 멀리 피해 가라 했다 
언덕 너머 복숭아밭께를 지날 때였다 

갑자기 울긋불긋 복면을 한 
나무들이 나타나 앞을 가로막았다 

바람이 한 번 불자 
나뭇가지에서 후드득 후드득, 
꽃의 무사들이 뛰어내려 나를 에워쌌다 

나는 저 앞 곡우(穀雨)의 강을 바삐 건너야 한다고 사정했으나 그들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럴 땐 술과 고기와 노래를 바쳐야 하는데 나는 가까스로 
시 한 편 내어놓고 물러날 수 있었다.

*** *** *** *** *** *** *** ***

지인(知人)의 혼사(婚事)에 참석차 한적한 시골길을 달리는 중이었습니다.

옛 시인의 말씀에 다정(多情)도 병이라고 하더니... 붉게 핀 복사꽃이 승용차를 멈추게 하는군요.

주머니 속의 휴대폰을 꺼내서 한 컷 찍었습니다. 온 천지가 꽃이라 친구들 카톡에다 꽃을 보내 봐야 반겨 줄 이도 많지는 않을 텐데 말입니다.

복숭아 농사를 친구한테서 쓴소리 같은 문자가 바로 들어왔습니다. 저 나무는 전지(剪枝)가 안 되어 있다나요.

당연히 꽃이 너무 많다 보니 적화(摘花)를 해야 하고, 또 적과(摘果)까지 다시 해야 튼실한 복숭아가 열린답니다.

농사의 기본은 꽃이건 열매 건 과감하게 솎아내는 일이라나요. 실제로 과수원에 가보면 복숭아꽃이 드문드문 피어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그래도 저는 비에 젖은 복사꽃이 예쁘기만 합니다. 59년 동갑내기 시인 송찬호 님은 시 한 편 내어놓고 가까스로 물러날 수 있었다는데, 농부는 시를 쓸 재주는 없으니 sns에다 복사꽃이나 올려야겠습니다.

문홍연  gcilbonews@daum.net

문홍연  gcilbo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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