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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시평] 선거 여론조사.... 절차탁마(O), 일희일비(X)이명재(본 신문 발행인, 철학박사)
발행인 | 승인 2021.04.03 18:46
이명재(본 신문 발행인, Ph. D)

"여론조사는 민주주의의 도구다. 소수 특권 세력의 독주를 견제하기 위해 필요하다." 여론조사의 창시자 조지 갤럽이 한 말이다. 그는 덧붙여 여론조사라는 게 당사자들에게 희비를 제공할 뿐 결과와 정확하게 부합하는 건 아니라고도 했다.

지금 보궐선거 운동 기간이다. 4월 7일이 선거일이니까 딱 3일 남았다.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선거가 대표적으로 거론된다. 두 광역자치단체는 더불어민주당 출신이 시장으로 있던 곳이다. 여당이 불리한 조건을 안고 지금 싸우고 있다.

크고 작은 여론조사 기관에서 후보들을 놓고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야당 후보들이 압도적으로 앞서고 있다고 한다. 여당 후보 불리, 야당 후보 유리라는 예측 보도가 연이어 발표되어왔다. 여당 후보가 앞선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서울과 부산 모두 국민의힘 후보가 큰 표 차로 승리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한 언론 보도에 의하면 서울의 경우, 오세훈 후보가 큰 표 차로 승리하는 것으로 나오지만 안심할 수 없다고 말한다. 오세훈의 여론조사 트라우마 때문이다.

여론조사에서 앞서고도 정작 선거에서 패한 경험을 오세훈은 갖고 있다.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뜻이다. 여론조사는 럭비공과 같아서 어디로 튈지 모른다. 객관적이지 못한 질문지와 여론 채집 방법이 엉뚱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여기에 설문 방법에 조금이라도 하자가 있으면 말만 설문조사이지 여론을 호도해서 사회를 혼란으로 이끄는 흉기가 될 수도 있다. 중앙선관위는 부실한 여론조사를 하고 또 그것을 발표할 수 없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왼쪽)가 지난 3월 30일 서울 성동구 왕십리역 광장에서,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영등포역 광장에서 각각 집중유세를 펼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빗나간 여론조사의 대표적인 예를 하나 들어보자. 딱 10년 전이다. 2011년 4월 27일 강원도지사 재보궐 선거가 있었다. 전직 MBC 사장과 그곳 기자 출신이 맞붙어 화제가 되었던 선거였다. 당시 한나라당은 엄기영을 그리고 민주당에선 최문순을 내세웠다.

누가 보든 엄기영의 우세를 점쳤다. 각종 여론조사도 엄이 20% 이상 앞서는 결과를 계속 쏟아냈다. 최문순이 우세로 나온 조사 결과는 한 군데도 없었다. 최문순이 자포자기할 수도 있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최는 더 열심히 선거운동에 임했다.

정작 개표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 모든 여론조사에서 열세였던 최문순이 당선되었다. 그것도 근소한 표 차가 아니라 5% 포인트 가까운 득표율 차이로 당선된 것이다(최문순 51.5%, 엄기영 46.6%). 여론조사의 부실을 여실히 보여주는 예다.

16대 대선도 기억에 담아 둘 필요가 있다. 정치권의 아웃사이더 노무현이 예상한 것과는 달리 민주당 내 경선에서 승리, 대선 후보가 되었다. 민주당에서조차 걱정의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여론조사 결과의 열세에도 불구하고 가까스로 민주당 후보가 되었지만 상대는 제1 야당의 이회창이었기 때문이다.

정치권의 아웃사이더, 비록 여당 소속이었지만 학력 인맥 정치 경력 등에서 민주당의 노무현이 거대 야당 한나라당 이회창을 꺾을 가능성이 많다고 보지 않았다. 여론조사 결과가 그것을 뒷받침하고 있었다. 그러나 16대 대선 결과는 어떻게 나왔나? 노무현 승(勝), 이회창 패(敗)였다.

위의 두 사례는 선거에서 여론조사를 비웃는 대표적인 얘기로 회자된다. 이번 4.7 보궐선거뿐 아니라 여론조사의 맹점은 내년 대선과 지자제 선거에도 그대로 해당된다. 고지를 향해서 절차탁마(切磋琢磨)하는 사람들, 여론조사 결과에 일희일비(一喜一悲)하지 말고 최선을 다하라는 말이다.

발행인  lmj228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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