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재(본 신문 발행인, Ph. D)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보궐 선거가 보름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보궐 선거는 두 곳의 광역단체장 선거라는 의미를 뛰어넘어 여야 모두의 명운이 달려 있는 선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보궐 선거 결과를 기점으로 정치권에 대대적인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 내년 대선에까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여야가 당력을 총동원해 결사각오의 자세로 임하고 있는 이유다.

그런 때문일까. 네가티브 선거운동을 넘어 막말 유세가 횡행하고 있어 염려하는 국민들이 많다. 선거에 임하는 자세의 기본은 선의의 경쟁이다. 상대 후보도 장점이 많지만 내가 더 적임자라는...

이런 자세는 상대 후보를 공동선 추구의 파트너로 인정할 때 가능하다. 우리의 정치는 그동안 묶는 데 주안점을 두기보다 나누고 찢는 데 더 많은 에너지를 소비해 왔다.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그의 책 <정치학>에서 공동할 수 없는 것이나 공동을 필요로 하지 않는 것은 국가의 부분이 아니며 그것은 새나 짐승이 아니면 신이라고 한 바 있다. 공동선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개인의 이익 또는 당리당략을 앞세운 의사(擬似) 공동선이 있을 뿐이다. 여야를 가리지 않고 막말이 이어지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당선만 되고 보자는 심보 아니고 뭔가.

"문재인 대통령은 중증 치매환자", "외눈박이 공세"(오세훈), "부산은 3기 암환자", "조강지처를 버렸다"(김영춘)

이런 막말은 국민을 우습게 볼 때 나올 수 있는 것들이다. 정치인은 약자를 배려하는 마음이 누구 못지않게 요구된다. 치매 환자, 외눈박이, 암 환자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헤아린다면 이런 말을 할 수 없다.

국민들의 의식 수준도 많이 향상되었다. 후보들이 막말로 상대 후보를 공격하지 않아도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 오버하지 말라. 막말의 폐해를 잘 알고 있는 여야 지도부가 막말 경계령을 내렸다고 한다.

지도부의 막말 경계령 때문이 아니라 후보 본인들을 생각해서라도 조심해야 한다. 유권자들은 막말에 대해 민감하다. 그 속 뜻까지 읽는 혜안을 가지고 있다. 이 점(막말 금지)을 명심하기 바란다.

지난 총선은 반면교사(反面敎師)의 좋은 예이다. 막말로 선거를 흐리게 한 후보들이 대거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고운 방식의 선거운동을 했다면 당선되었을 후보가 적지 않았다. 유권자 눈의 예리함을 보여 준 증거이다.

찢는 정치가 아니라 묶는 정치를 앞에서 강조했다. 찢으면 결국 모두 적이 되지만 묶으면 동지가 된다. 개인인 내가 당을 위해 하나가 되고, 여야 정당이 국가와 국민을 위해 하나가 된다. 이것이 미래를 위해 우리가 짜야 할 바른 틀이다.

발행인  gcilbo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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